제4572화
명우는 손을 들어 희유의 매끈한 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
“그러면 다음에 해. 오늘은 너무 늦었어.”
희유도 이렇게 명우를 바로 부모님 앞에 데려가는 건 두 분께 너무 갑작스러울 것 같다고 느꼈다.
희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 갈게요.”
“잠깐.”
명우는 중앙 콘솔의 수납함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 희유에게 내밀었다.
“설 선물로 사둔 거니 오늘 주는 걸로 해.”
“뭐예요?”
희유는 기쁜 얼굴로 상자를 받아 들었다.
“집에 가서 봐.”
명우는 담담하게 웃었다.
“알겠어요. 운전 조심하고 집에 도착하면 알려줘요.”
희유는 선물을 가방에 넣고 갑자기 몸을 기울여 명우의 볼에 힘주어 입을 맞췄다.
그런 뒤 미소를 머금고 차에서 내렸다.
명우는 차 문을 밀어 열고 경쾌한 걸음으로 마당 안으로 들어가는 희유를 바라봤는데, 얇은 입술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잠시 더 기다렸다가 그제야 차를 몰고 떠났다.
희유가 집에 돌아오자 부모님은 식탁에 둘러앉아 야식을 먹고 있었다.
들어오는 모습을 본 주강연이 웃으며 말했다.
“밖에 춥지 않니? 아빠가 뭇국 끓여놨어. 얼른 와서 마셔.”
희유는 외투를 벗으며 환하게 웃었다.
“아빠가 끓인 국 정말 오랜만이에요.”
진세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 직접 큰 그릇에 국을 담아 왔다.
온화한 얼굴에 장난스러운 웃음이 떠올랐다.
“아직 개학도 안 했는데 벌써 이렇게 바쁜 거냐?”
희유는 두 손으로 그릇을 받아 들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친구랑 쇼핑 좀 했어요.”
국 안에는 오징어채와 말린 관자, 새우살이 들어 있었고, 무의 향이 어우러져 한 숟갈 뜨자마자 입안 가득 감칠맛이 퍼졌다.
“와.”
희유가 과장되게 말했다.
“역시 우리 아빠 솜씨는 정말 대박이네요. 이거 정말 너무 맛있어요.”
주강연은 아무 말없이 희유를 살폈다.
희유가 침울했다가 또 이렇게 들떠 하자, 이 감정의 기복이 대체 누구 때문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지금 희유가 즐거워 보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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