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94화
희유의 긴 속눈썹이 가볍게 떨리더니 고개를 숙인 채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굳이 와서 말할 필요 없어요. 나랑 그 사람은 이제 아무 관계도 아니니까요.”
본희가 미소 지었다.
“비웃으러 온 게 아니에요. 유변학은 당신을 좋아한다는건 나도 알아요.”
희유의 입꼬리가 비틀리듯 올라갔다.
“그럼 더 기쁘겠네요. 나를 좋아해도 결국 당신이랑 함께할 테니까요.”
본희의 선명한 붉은 입술이 올라갔다.
“희유 씨, 우리랑 같이 가요.”
희유가 눈을 들자 본희가 말을 이었다.
“유변학은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우리랑 같이 갈 수 있어요.”
“유변학을 잃지 않아도 돼요. 여전히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단지 다른 곳에서 사는 것뿐이에요.”
“예전에도 말했죠, 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지금보다 더 좋은 생활을 보장할 수도 있어요.”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다른 건 상관없지 않아요?”
본희는 애써 희유를 설득하려 했고 눈빛은 진심인 듯 보였다.
희유의 눈동자는 밤처럼 검었고 조용히 본희를 바라보았다.
이해하지 못하는 듯,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고는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난 당신만큼 깊이 좋아하지 않았나 봐요. 그래서 그렇게까지 관대해질 수는 없어요. 다른 사람과 함께 그 남자를 나눌 수는 없고요.”
본희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유변학도 똑같은 말을 했어요. 역시 당신을 잘 아네요.”
그 말은 바늘처럼 찔렀고 희유가 물었다.
“할 말은 다 했나요?”
본희가 말했다.
“정말 생각 안 해볼 거예요? 난 당신에게 적의가 없어요. 진심으로 초대하는 거예요. 우린 공존할 수 있어요. 유변학이 당신을 더 사랑해도 난 상관없어요.”
그러나 희유의 태도는 차가웠다.
“당신의 진심은 나를 더 역겹게 만들 뿐이에요.”
이에 본희가 한숨을 쉬었다.
“고집 센 사람이 꼭 옳은 건 아니에요.”
“우린 길이 달라요. 더 말할 필요 없고요.”
희유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본희가 돌아서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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