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58화
박물관에 도착하자 희유는 명우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의 차를 찾으러 갔다.
이미 해 질 무렵이었다.
석양은 소녀의 가느다란 몸 주위에 한 겹의 빛을 드리웠고 희유의 모습은 눈부실 만큼 또렷하게 빛났다.
희유는 빛이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멀어져 갔고 길게 늘어진 그림자만 흐릿하게 남았다.
그 그림자는 마치 세월 속에 잠긴 지난 기억처럼 멀고도 희미하게 번져 있었다.
희유는 자신의 차를 찾았다.
차에 올라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설씨 집안에서 생일 파티를 열고 있는 호텔로 차를 몰았다.
희유가 도착했을 때는 하늘이 한층 더 어두워져 있었다.
희유는 호텔 정원의 벤치에서 호영을 발견했다.
짙은 저녁 빛 속에서 설호영의 준수한 얼굴에는 나뭇가지 그림자가 내려앉아 있었다.
설호영은 미소를 지으며 희유가 다가오는 모습을 바라봤다.
“올 줄 알았어.”
그러자 희유는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어?”
“잘 모르겠어. 손님들 다 돌아간 뒤에도 계속 여기서 기다렸어.”
호영은 일부러 가볍게 웃었다.
“내가 먼저 가버리면 네가 나중에 왔을 때 못 만날까 봐. 또 안 기다렸다고 생각할까 봐 더 걱정됐어.”
희유의 마음속에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 올랐다.
감동 같기도 하고 슬픔 같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죄책감이 컸다.
희유의 목소리는 낮게 잠겼다.
“미안해.”
호영은 다가와 자기 외투를 벗어 희유의 어깨에 둘러 주었다.
“얼마나 바쁘길래 옷도 못 갈아입었어?”
“나는...”
희유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호영이 팔을 뻗어 품에 끌어안았다.
호영은 약간 장난스럽게 고개를 숙여 희유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오늘 너무 피곤했어. 손님들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 너 일부러 게으름 피운 거지? 나 다 알아.”
희유는 호영의 크고 단단한 몸을 버티기 힘들어 비틀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호영을 붙잡았다.
그러나 호영은 그 기회를 틈타 희유를 더 꽉 끌어안았다.
“조금만 제대로 서 있어. 넌 내 버팀목이잖아.”
그 말에 희유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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