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17화
“그래요?”
명빈이 눈을 들어 올렸고 눈동자 깊은 곳에서 묘한 빛이 번쩍였다.
“민래가 저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 아세요?”
김하운이 담담하게 답했다.
“대충은 짐작돼요.”
명빈이 다시 물었다.
“석유 씨랑 민래 사이 일도 알고 있어요?”
명빈은 일부러 함정을 던진 것이었다.
김하운이 안다고 하면 그건 분명 석유에게 들은 이야기일 테고, 결국 뒤에서 민래 이야기했다는 뜻이 되니까.
그렇다면 방금 했던 말과 모순된다.
반대로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민래가 무슨 말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대답해도 잘못된 질문이었기에 석유의 표정이 굳어졌다.
막 김하운을 대신해 말하려는 순간, 김하운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장님, 유민래 씨를 왜 좋아하시는 거예요?”
석유는 김하운을 바라봤다.
‘술을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지?’
명빈 역시 조금 의외라는 표정이었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다.
레몬워터를 한 모금 더 마신 뒤,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두 사람은 민래를 잘 몰라서 그래요.”
“유씨 집안 외동딸이라고 해서 그냥 곱게 자란 아가씨가 아니라, 노력도 많이 하고 재능도 있어요.”
석유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역시 사랑에 빠지면 다 예뻐 보인다는 거네.’
“재능이요?”
김하운도 되물었다.
그러한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명빈은 길게 드리운 속눈썹 아래, 술기운에 살짝 붉어진 눈가로 말을 이었다.
“제가 민래를 처음 본 게 H3프로젝트 입찰 설명회였어요. 유석그룹 대표로 나왔는데 실행 계획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그 자리에서 명빈은 민래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기억하게 됐다.
‘H3프로젝트 입찰 설명회라고...’
석유는 아무렇지 않은 척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곧 명빈은 이어서 말했다.
“며칠 뒤에 다른 자리에서 다시 만났어요. 협력을 따내려고 술도 엄청나게 마시고 결국 몸도 못 가눌 정도였어요.”
그때 민래가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 자신이 알던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명빈의 말을 들은 석유는 그날 일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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