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8화
하호훈이 말을 이었다.
“아빠랑 네 엄마는 20년 넘게 결혼 생활을 했어. 이혼하면서 재산을 나눠주는 건 당연한 일이야.”
“하지만 그 재산을 전부 도철민에게 넘기고, 네 몫까지 남에게 주려고 한다는데, 그걸 보고도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니?”
석유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
“엄마 눈에는 그 남자밖에 없어요. 제 말은 들을 리도 없고요. 아빠가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신 거예요.”
하호훈은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우리 부녀가 힘을 합치면 반드시 막을 수 있어. 네 엄마는 지금 누군가에게 홀린 상태야. 그러니 우리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석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가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충분해. 나머지는 천천히 해보자.”
하호훈이 온화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 명빈 씨와는 사귀는 사이야? 집안은 어떤 일을 하는데?”
석유는 바로 답했다.
“그 사람은 그냥 친구예요.”
그러나 하호훈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
“지난번 네 외할머니 장례식 때도 왔었고, 이번에도 같이 돌아와서 네 엄마 일까지 도와주는데 단순한 친구일 리가 있어?”
석유는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 않았는지 그저 딱 잘라 대답했다.
“어떤 사람이든 이 일과는 상관없어요.”
하호훈도 더는 묻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
“오늘 엄마 만나러 갈 생각이니?”
“지금 어디 있어요?”
“도철민이 아파트를 하나 사줘서 지금은 아마 거기서 지내고 있을 거야. 가서 만나봐.”
석유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호훈의 말투로 보아, 어머니와 도철민의 관계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듯했다.
곧 하호훈은 펜을 들어 종이에 주소를 적어 건넸다.
석유는 종이를 받아 한 번 훑어본 뒤, 그대로 서재를 나섰다.
문을 열고 나오자, 명빈이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석유가 나오자마자 명빈은 고개를 들어 여자를 바라봤다.
“가죠.”
석유가 담담하게 말하자 명빈은 닫힌 서재 문을 한 번 바라보고는, 석유와 함께 집을 나섰다.
별장을 나서자 명빈이 말했다.
“내가 운전할게요.”
이에 석유는 명빈을 흘겨봤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