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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8화

석유는 금세 정신을 차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밖에 나가서 얘기해요.” 말을 마친 석유는 먼저 마당 쪽으로 걸어 나갔고, 명빈의 눈빛에는 은은한 빛이 스쳤다. 곧 명빈은 얇은 입술을 한번 앙다물고는 그대로 뒤따라갔다. 아침 공기는 상쾌했지만 아직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은 상태였고, 바람도 제법 차가웠다. 곧 명빈은 석유를 데리고 차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고는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 석유에게 건넸다. “이거 한번 봐요.” 명빈은 처음 도철민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순간부터 이미 남자의 배경과 재산 관계를 조사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도철민은 자수성가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지나치게 빠르게 커진 이유는 결국 백나라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철민은 자선 사업을 이용해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고 돈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그중에는 불법 자금 모집도 포함되어 있었다. 성주에 있는 몇몇 미완공 아파트 단지들은 법인 명의만 다른 사람 앞으로 되어 있었을 뿐, 실제 배후 조종자는 전부 도철민이었다. 도철민은 그렇게 끌어모은 돈을 해외로 빼돌려 투자하고 사치에 써버렸다. 하지만 투자한 사업은 실패했고, 자금 회수가 막히면서 결국 아파트 공사도 중단됐다. 피땀 흘려 집을 산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은 반면, 도철민은 해외의 호화로운 저택에서 사치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도철민 회사는 세금 문제까지 얽혀 있었다. 이 모든 내용이 서류 안에 담겨 있었다. 만약 이런 일들이 전부 드러난다면, 도철민은 남은 인생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지도 몰랐다. 석유는 천천히 서류를 넘겨봤고 읽을수록 자신의 어머니가 너무 어리석게 느껴졌다. ‘이런 인간을 사랑하다니.’ 석유 눈빛에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요.” “아직 조금 부족해요.” 명빈이 눈썹을 치켜올리자 석유가 물었다. “뭐가요?” “나한테 고맙다는 말 좀 해봐요. 듣기 좋게 말하면 내가 알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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