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08화
차에 올라탄 뒤, 명빈이 지난번 갔던 식당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서문은 고개를 저었다.
“거기 엄청 비싸다던데 우리 샤부샤부 먹으러 가요.”
명빈이 석유를 바라보자 석유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샤부샤부 먹으러 가자.”
마을에는 샤부샤부 가게가 많았고, 서문은 봄비 골목 입구에 있는 가게를 추천했다.
“거기 사장님들이 진짜 좋아요. 제가 박스 주우러 가도 안 쫓아내고, 오히려 묶어서 챙겨주시거든요.”
석유가 물었다.
“지금도 박스 주우러 다녀?”
서문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가 이제 돈 충분하대요. 그래서 이제 박스 줍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래요.”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주머니에서 시험지 한 장을 꺼냈다.
“아 맞다! 지난번 시험이에요.”
서문은 석유에게 백 점 맞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래서 이 시험지를 계속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석유가 오면 꼭 보여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시험지는 아주 반듯하게 접혀 있었다.
석유는 조심스럽게 펼치자 빨간 글씨로 적힌 선명한 백 점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석유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진짜 잘했네.”
서문은 더 환하게 웃었다.
석유가 시험지를 돌려주자 서문은 다시 반듯하게 접어 주머니에 넣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돌아오면 엄마한테도 보여줄 거예요.”
석유는 전에 서문 할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조용히 서문 짧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아이의 환상과 기대를 굳이 깨뜨릴 필요는 없었다.
그래야 아이는 앞으로도 힘차게 자라날 수 있으니까.
명빈은 룸미러 너머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는 서문에게 웃으며 말했다.
“백 점이라니, 엄청 대단한데? 상 받고 싶어? 뭐든 말만 해요. 오빠가 다 해줄 수 있어.”
그 말에 서문의 얼굴에는 수줍은 웃음이 번지더니 딸랑이처럼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미 엄청 많이 도와주셨어요.”
“천천히 생각해 봐요. 생기면 언제든 오빠한테 말하고.”
명빈은 다정하게 웃었다.
석유는 속으로 한마디 하고 싶어졌다.
‘나이도 꽤 있으면서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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