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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8화

희유는 순간 멍해졌지만 놀라움은 금세 기쁨으로 바뀌었다. 석유가 명빈 때문에 남기로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에 희유는 진심으로 웃었다. “석유 언니, 저 정말 기뻐요.” 석유는 코웃음을 치듯 말했다. [내가 안 간다니까 그렇게 좋아? 내가 그렇게 싫었어?] 그러나 희유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제가 무슨 마음으로 말한 건지 알잖아요.” 석유는 피식 웃었다. [알아. 네 마음 다 알아.] 그러고는 담담하게 덧붙였다. [가서 몸 잘 챙겨.] 희유는 문득 자신이 석유와 제대로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석유는 자신 때문에 강성에 왔고, 그렇게 몇 년을 함께 지냈다. 그런데 정작 떠나는 순간이 되자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헤어지게 된 것이다. 희유 가슴이 먹먹해졌다. “석유 언니...” 석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원래 작별 인사 같은 거 잘 못하잖아. 그래서 이제야 말한 거야.] [너무 속상해하지 마. 나중에 보러 갈게.] 희유는 작게 대답했다. “네.” [조심해서가.] 짧은 대화를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 그런데 희유는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 뭔가 어딘가 어긋난 느낌이었다. 순간 어떤 생각이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며 희유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리고 곧바로 명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 신호음이 울린 뒤 명빈이 전화받았다. [형수님.] 희유는 다급하게 말했다. “석유 언니가 강화주 안 간대요. 그런데 느낌이 이상해요. 아마 강화주가 아니라 다른 데로 가려는 것 같아요. 빨리 찾아가 보세요.” 전화 너머 명빈은 잠시 말을 잃은 듯했다. 곧이어 의자가 밀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몇 초 뒤, 명빈은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희유는 명빈이 이미 석유를 찾으러 나갔다는 걸 알아차렸기에, 조금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명빈이 정말 석유를 붙잡을 수 있을지 걱정됐다. 그때 백하가 다가왔다. “전화 좀 그만하고 저기 봐요.” 그 말에 희유는 고개를 돌리자 부모님과 신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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