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10화
석유는 거절했다.
“오늘 저녁은 안 돼요. 금원컴퍼니 담당자랑 프로젝트 때문에 저녁 약속이 있어요.”
이에 명빈은 곧바로 말했다.
[그럼 나도 같이 갈게요.]
석유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담당자는 여자예요. 오늘은 저희 둘만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가려고요?”
명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끝나면 바로 연락해요. 나도 집에 들어갈 때 전화할게요.”
“그래요.”
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하며 전화를 끊으려 했으나 명빈이 갑자기 말했다.
[오늘 저녁 어떤 술자리인지 왜 안 물어봐요?]
석유는 몇 초 동안 조용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
“사장님을 믿으니까요.”
말이 끝나자 전화기 너머에서 명빈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명빈이 아주 기분 좋게 웃고 있자 오히려 조금 민망해진 석유가 담담하게 말했다.
“끊을게요.”
[그래요. 오늘은 얌전히 있을게요.]
명빈이 웃으며 말했다.
...
밤.
한 클럽의 룸 안,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떠들고 있었고, 여성 직원들의 웃음소리까지 뒤섞여 방 안은 사치스럽고 퇴폐적인 분위기로 가득했다.
하지만 명빈 주변만큼은 유난히 조용했다.
명빈은 가운데 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가끔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할 뿐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명빈에게서는 차갑고 품격 있는 아우라가 자연스럽게 풍겼다.
그때 직원들이 술을 들고 들어왔다.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늘씬한 몸매가 눈길을 끌었다.
그중 한 여직원이 명빈의 앞으로 다가왔다.
몸을 살짝 숙여 술잔을 내려놓던 여자는 고개를 들다가 명빈과 눈이 마주쳤다.
곧 여자는 눈을 한번 깜빡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명빈의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에 순간 놀라움이 스쳤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담담하게 시선을 내렸다.
그때 양복 차림의 남자가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
“명빈 사장님.”
몇 마디 인사를 나눈 뒤 곧 본론을 꺼냈다.
“이번 물건 정말 급한데 이번 한 번만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이 명빈 앞에 놓인 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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