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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6화

석유는 순간 표정이 살짝 굳어지더니 이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저 일 좀 해야 해요.” “명빈 씨는 편하게 있어요.” 명빈은 몸을 숙여 석유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끝나면 저 찾으러 나와요.” “그래요.” 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명빈이 나간 뒤 석유는 노트북을 켜고 일을 시작했다. 그때 휴대폰에 새 메시지가 도착했고 확인해 보니 주아였다. [하운이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저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넘어갔어요.] 메시지를 읽은 석유는 휴대폰 너머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주아의 표정이 생각났는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래서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 ... 곧 성주로 내려갈 예정이었다. 마침 주말이기도 해서 석유는 선물을 준비해 윤정겸을 찾아갔고 운전은 명빈이 했다. 가는 길에 명빈이 말했다. “아버지가 석유 씨를 너무 오래 못 봤잖아요. 만나면 잔소리 엄청 하실 거예요. 무슨 말씀을 하시든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석유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무슨 말이요?” 그러다 문득 무슨 뜻인지 알아차린 듯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알겠어요.” 희유가 떠난 뒤 석유가 윤정겸의 집에 자주 오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집에 도착하자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본 윤정겸은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명빈이 들고 온 선물을 보고는 또 잔소리를 시작했다. “이거 석유가 산 거냐? 식구끼리 무슨 선물이야. 난 필요한 거 없어.” 석유가 웃으며 설명했다. “대부분은 희유가 사 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직접 못 오니까 계속 걱정하더라고요.” 희유 이야기가 나오자 윤정겸도 더는 아무 말 하지 못했다. 그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렇게 힘든 곳에 있으면서도 아직도 날 챙기네.” 명빈이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가 보내 달라고 하신 것도 잔뜩 샀고, 석유 씨도 이것저것 많이 준비해서 다 부쳤어요.” “거기 사람들도 형수님 잘 챙겨주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윤정겸은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전에 계 관장하고 이야기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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