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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0화

희현의 눈이 순식간에 붉어지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명빈을 바라봤다. 페르난도는 방금 다른 사람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가 고개를 돌려 희현의 모습을 보고는 곧바로 물었다. “희현 씨, 무슨 일 있나요?” 희현은 눈물 어린 눈으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채 고개를 저으며 애써 웃었다. “아무 일 아니에요. 잠깐 나갔다 올게요. 이따가 다시 와서 페르난도 씨랑 와이너리랑 와인 이야기 더 할게요.” 그러고는 명빈을 한 번 바라본 뒤 페르난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저희 사장님 오늘 술을 너무 많이 드셨어요. 제가 없는 동안 사장님 좀 부탁드릴게요.” 명빈은 무표정한 눈빛으로 희현의 연기를 바라봤다. 희현은 더 이상 명빈을 보지 않고 페르난도에게 인사를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페르난도는 희현에게 꽤 호감을 가진 듯, 여자가 떠난 뒤에도 계속 예쁘고 성격도 좋다고 칭찬했다. 명빈은 대충 몇 마디 맞장구를 친 뒤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술자리가 끝났을 때는 이미 새벽 두 시였다. 페르난도 일행을 배웅하러 나간 명빈은 술기운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발걸음도 이미 휘청거리고 있었다. 차에 오르자마자 명빈은 그대로 고개를 뒤로 젖혀 시트에 기댔다. 기사는 시간을 한번 확인하고 술에 완전히 취한 명빈을 바라본 뒤 근처 호텔로 향했다.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서자 명빈은 벽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어지러움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히려는 듯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멈추자 문이 열리자 희현이 밖에 서 있었다. 기사는 희현을 보자 지난번 일부러 차를 들이받았던 여자임을 알았는지 긴장했다. ‘이 한밤중에 여기 나타난 게 정말 우연일까?’ 희현은 엘리베이터에 올라 명빈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또 취하셨네요.” 익숙한 말투를 들은 기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 사장님을 아세요?” 희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저도 같은 술자리에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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