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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7화

석유가 담담하게 말했다. “식사는 안 해도 돼요. 두 분 일에는 제가 관여하지 않을게요. 연애하시든 결혼하시든 그건 아빠 자유예요.” “그 분한테도 전해주세요. 저는 절대 방해하지 않을 거라고요.” 우지윤이 식사를 제안한 이유는 석유가 두 사람의 교제를 반대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석유는 애초에 분명하게 말해 둘 생각이었고 괜한 번거로움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러자 하호훈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우리 석유, 정말 철이 들었구나.] 석유는 차분하게 말했다. “다른 일 없으면 끊을게요.” [그래. 이따 보자.] 하호훈의 목소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부드럽고 자애로웠고, 전화를 끊은 석유는 세수하고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온 직후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친구들이 새해 인사를 하려는 전화인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받았지만, 들려온 목소리는 백나라였다. [석유야, 새해 복 많이 받아.] 이틀 연속으로 엄마에게 전화가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석유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새해 선물을 보냈는데 아마 오늘 오전이면 도착할 거야. 설은 같이 못 보내도 계속 네 생각하고 있어.] 백나라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감사드려요.] 석유의 대답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자 백나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석유야, 엄마는 정말 석유가 보고 싶어. N국은 환경도 정말 좋아. 엄마랑 같이 여기 와서 살아볼 생각은 없니?] 석유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해외에서 살 생각은 없어요.” 백나라는 포기하지 않았다. [엄마를 싫어하는 건 알아. 그래도 우린 모녀잖아. 내 집도 결국은 네 집이야. 아빠랑 지내기 힘들면 언제든 엄마한테 와.] [사실 엄마는 N국에 와 보니까 다시는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야. 오래 살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거든.] 석유는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외할머니는 여기 계시잖아요.” 순간 백나라는 말문이 막혔고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곧 화제를 바꿨다. [아빠도 여자친구 생긴 거 알고 있니?] “알아요.” 석유는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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