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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6화

석유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찬란하게 물든 밤하늘을 바라봤다. 문득 세상에서 폭죽만큼은 직접 터뜨리는 사람도, 바라보는 사람도 모두 온전히 그 순간 속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날 밤은 석유가 살아오며 가장 행복하게 보낸 섣달그믐이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고 멀지 않은 중앙광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거대한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그 뜨거운 함성은 도시 절반을 가로질러 퍼져 나갔고, 석유가 있는 곳까지도 또렷하게 들려왔다. “십, 구, 팔, 칠... 이, 일!” 순간 밤하늘 가득 폭죽이 동시에 터져 올랐다. 새해가 밝자 축제의 분위기도 마침내 절정에 이르렀다. 눈부신 불꽃 아래에서 명빈은 석유를 바라봤는데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보다도 더 반짝이는 미소였다. “새해 복 많이 받아요.” 기쁨으로 가득한 분위기에 물든 석유도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새해 복 많이 받아요.” ... 화려했던 폭죽도 하나둘 막을 내렸고 들뜬 감정이 잦아들자 모든 것이 조금씩 평온을 되찾기 시작했다. 깊은 밤이 되자 바람도 한층 차가워졌고 두 사람도 각자 방으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 복도에 들어선 석유는 명빈에게 이전에 묵었던 방을 쓰면 된다고 말하자, 남자는 그 자리에 선 채 석유를 바라봤다. 눈빛에는 은은한 웃음기가 번졌고 표정은 한없이 매혹적이었다. “나한테 더 해주고 싶은 말은 더 없어요?” 석유는 맑은 눈으로 명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잘 자요.” 명빈은 피식 웃더니 천천히 석유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들어 여자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이 손끝에 닿자 좀처럼 손을 떼고 싶지 않았고,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다정하게 풀어졌다. “오늘 즐거웠어요?” 이에 석유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즐거웠어요.고마워요.” 이에 명빈은 살짝 웃었다. “고맙다는 말은 하지 마요.” 명빈은 두 손으로 석유의 작은 얼굴을 감싸 쥐고는 천천히 몸을 숙여 깊은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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