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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56화

백나라는 적당히 핑계를 대며 도숙연과의 통화를 끝낸 뒤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결정적인 순간에 백나라의 영리한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오씨 저택과 하씨 저택은 서로 가까웠다. 백나라는 두 집 주변 지형지물에 익숙했고, 근처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이 레이긴호텔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설리와 명빈이 몰래 만난다면 그 호텔로 갈 가능성이 컸기에 백나라는 레이긴호텔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호텔에 도착한 백나라는 로비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렇게 십여 분을 기다린 끝에 예상대로 명빈을 발견했다. 명빈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순간, 백나라는 긴장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곧바로 석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지금 석유를 마주하자 백나라는 남의 불행을 은근히 즐기는 듯한 기색을 띠며 말했다. “내 눈으로 직접 명빈 씨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걸 봤어. 지금 분명 설리와 같이 있을거야. 이제 내 말 믿겠지?” 마치 전쟁에서 이기기라도 한 듯 득의양양한 모습에 석유는 미간을 찌푸리며 백나라를 바라봤다. “명빈 씨가 날 배신했다는데 그렇게 좋아요?” 백나라의 표정이 순간 굳더니 곧바로 해명했다. “난 네가 계속 명빈 씨의 달콤한 말에 속을까 봐 그런 거야. 다 널 위해서 그런거지.” 백나라의 말에 석유는 차갑게 웃었다. “그래요?” 곧 백나라는 다급하게 말했다. “석유야, 아직도 내 말을 못 믿겠어? 주차장에서 설리 차도 봤고, 명빈 씨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도 내 눈으로 직접 봤어.” “이게 사실이야. 대체 언제까지 자신을 속일 거야?” 말을 마친 백나라는 석유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미간을 찌푸렸다. “석유야, 혹시 올라갈 용기가 없는 거야?” 석유의 눈빛은 맑고 서늘하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못 갈 이유 없어요. 두 사람 어느 방에 있어요? 지금 바로 가요.” 백나라는 객실 번호를 알려주자 석유는 프런트로 가서 직원 한 명을 불렀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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