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59화
“너, 너...”
도숙연은 가슴을 움켜쥔 채 한동안 화가 치밀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백나라는 도숙연조차 자기 딸을 어쩌지 못하는 모습을 보자 더욱 다급해졌는지 결국 협박하듯 말했다.
“난 네 엄마와 가장 친한 친구고, 네가 자라는 것도 줄곧 지켜봤어. 그런데 네가 감히 내 남자친구를 빼앗아?”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오씨 집안 전체가 성주의 웃음거리가 될 거야.”
설리는 차갑게 웃었다.
“이모, 전에 이모가 무슨 일을 했는지 벌써 잊었어요? 이모도 남들한테 비웃음당하는 걸 안 무서워했는데 내가 뭘 무서워하겠어요?”
“그리고 나한테 무슨 정이니 뭐니 그런 말도 하지 마세요. 이모는 친딸인 석유조차 신경 쓰지 않으면서 나한테 무슨 정이 있다고 그래요?”
“남들이 날 비웃어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난 곧 N국으로 갈 거니까요.”
설리는 고개를 돌려 조리스에게 매혹적인 눈길을 보냈다.
“조리스, 내 말 맞죠?”
아무래도 조리스가 설리에게 그렇게 약속한 모양이었다.
석유는 설리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제멋대로 살아가는 설리에게 도덕이니 뭐니 하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설리의 말은 오만하고 막무가내인데다가 심지어 뻔뻔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말에 백나라는 얼굴이 붉어진 채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조리스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또한 이쯤 되니 자신도 백나라와 설리 중 한 사람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
조리스는 죄책감 어린 얼굴로 백나라를 바라봤다.
“엠마, 미안해.”
백나라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설리를 바라보고는 마음이 변해 버린 조리스를 바라봤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동시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어쩌면 이 순간, 도철민까지 떠올렸는지도 몰랐다.
이에 백나라는 눈물을 쏟으며 물었다.
“왜 다들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날 사랑한 적은 있어? 예전에 나한테 했던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어?”
석유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차마 더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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