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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4화

비록 석유는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 진심으로 축복해 주고 싶었다. [이제 돌아가면 우한이 보러 같이 가요.] “좋아!” 두 사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냄비 안의 국물은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석유는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스피커폰으로 전환해 옆에 내려놓았다. 그때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명빈이 뒤에서 석유를 와락 끌어안으며 응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 집에 들어오자마자 맛있는 냄새가 나네요.” 뜬금없는 자기 소리에 석유의 몸이 순간 굳었고 동시에 휴대폰 너머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명빈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아직 통화 중인 휴대폰을 바라봤다. “형수님?” 희유가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다. [명빈 씨.] ‘사적으로는 이런 모습이었구나.’ 희유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으나 명빈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석유를 안은 팔도 풀지 않은 채 웃으며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형수님, 저녁은 드셨어요? 요즘은 잘 지내시죠?” 희유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경쾌하게 말했다. [이제 막 저녁 먹으러 가려고요. 난 잘 지내요. 그런데 아까 무슨 냄새 난다고 하지 않았어요?] 명빈이 대답하려는 순간, 석유가 몸을 돌려 휴대폰을 가져오더니 스피커폰을 끈 뒤, 희유에게 말했다. “얼른 저녁 먹으러 가. 식당 늦게 가면 네가 좋아하는 반찬 다 없어지잖아.” 곧 희유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저녁 먹으러 갈 테니까 둘이 계속 이야기해요.] 말을 마친 희유가 전화를 끊자 명빈은 다시 석유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 어깨에 얼굴을 기댄 채 의지하듯 미소를 지었다. “뭘 그렇게 신경 써요? 형수님도 우리 사이 다 알고 있잖아요.” 석유는 대답 대신 국자를 들어 국물을 조금 떠 명빈에게 내밀었다. “간 한번 봐봐요.” 명빈은 몸을 숙여 한 모금 맛봤다. 진한 소고기 향이 입안 가득 퍼지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간 딱 좋아요. 정말 맛있어요.” 석유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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