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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7화

주아의 말에 석유는 가장 먼저 예슬이 떠올랐다. 눈썹을 살짝 치켜올린 석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본부장님은 워낙 뛰어난 분이니까 누군가 좋아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죠.” 주아는 조용히 설명했다. [하운이 아직 미혼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누군가가 하운이를 좋아하는 건 그 사람 자유니까요.] [근데 난 그냥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만 알고 싶어요. 적어도 어떤 사람과 경쟁하는지는 알아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서요.] 석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주아 씨만 못해요. 본부장님은 흔들리지 않으실 거예요. 본인도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테니까요.” 주아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연애 쪽으로 정말 둔하다는 말이죠? 하긴 처음 사귈 때 내가 먼저 다가가긴 했어요.] [그런데 하운이는 내가 본인 할아버지께 그림을 배우려고 접근한 줄 알고 있더라니까요.] [정말로 하운의 할아버지 제자가 됐다면 부모님 뻘이 됐을텐데...] 김하운은 대대로 학문과 예술을 이어온 집안 출신이었고, 할아버지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화가였다. 그 말에 석유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요.” 석유와 통화를 마친 주아는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일하는데 방해 더 안 할게요. 시간 되면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해요.] “좋아요.” 전화를 끊은 석유는 다시 김하운이 가져왔던 사전 판매 기획안을 집어 들었다. 천천히 다시 읽어 내려갈수록 표정은 점점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 다음 날, 석유는 신제품 사전 판매 준비와 관련된 회의를 앞두고 있었다. 이때 석유가 김하운에게 말했다. “예슬 씨도 같이 데리고 오세요.” 김하운은 그 말을 듣자마자 예슬이 제출한 기획안이 통과됐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입사한 지 겨우 석 달 된 신입에게는 엄청난 성과였다. 게다가 석유의 눈에 들기까지 했다면 앞으로의 앞날은 더욱 밝을 터였다. 김하운은 곧바로 예슬에게 회의 참석을 알렸다. 예슬 역시 그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기쁨을 도저히 감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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