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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6화

몇 자리 떨어진 곳에서 예슬은 머그잔을 들고 김하운의 뒷모습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하연이 탕비실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가자 예슬도 물을 마시는 척 뒤따라 들어갔다. 물을 따른 뒤 하연 곁으로 다가간 예슬은 테이블 위 도시락을 흘끗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대단한데요? 김하운 본부장님이 직접 점심까지 챙겨다 주시고. 정말 신경 많이 써주시네요.” 하연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부사장님께서 사주신 거예요. 평소에는 부사장님이 엄청 엄격한 분인 줄만 알았는데 직원들한테 이렇게 잘해주실 줄은 몰랐어요.” 예슬은 주변을 한번 살핀 뒤 하연의 옆에 앉았다. “잘해주신다고요? 전 오히려 부사장님은 은혜를 모르는 분 같던데요?” 하연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무슨 말이에요?” 예슬은 비밀을 털어놓는다는 듯 목소리를 낮췄다. “모르셨어요? 부사장님도 원래 본부장님 밑에서 배우셨잖아요. 그런데 본사에 빽이 있으니까 본부장님을 제치고 먼저 승진한 거예요.” “사실 지금 부사장님 자리는 원래 본부장님 자리가 됐어야 했죠. 게다가 제가 듣기로는 본부장님이 예전에 부사장님을 좋아하셨대요.” “그런데 부사장님이 승진하고 더 좋은 선택지가 생기니까 바로 본부장님을 차버렸다고 하더라고요.” 하연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런 소문은 어디서 들었어요? 부사장님과 본부장님 사이가 정말 좋잖아요.” “부사장님은 자주 본부장님을 찾아와 업무를 상의하시고, 두 분이 같이 식사하러 가는 것도 제가 직접 봤어요.” 정말 사이가 나빴다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낼 수 있을 리 없었다. 예슬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만큼 연기를 잘하시는 거겠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보라고요.” 하연은 잠시 시선을 내리더니 다시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고 이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소문은 듣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우리도 어렵게 정규직 됐잖아요. 그냥 일만 열심히 하면 돼요. 다른 일은 우리랑 아무 상관도 없고요.” 예슬은 머쓱하게 웃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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