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97화
신서란은 설이 끝난 뒤 떼어 두었던 복조리를 다시 걸게 했다.
집 안팎도 말끔하게 정리하고, 술과 음식도 한가득 차려 놓았다.
오늘만큼은 설날이라고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은 희유와 명우가 함께한 뒤 양가 가족이 가장 많이 모인 첫 번째 대가족 모임이었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결혼 이야기가 나왔다.
희유는 결혼식을 올리고 싶지 않았다.
2년 전 이미 명우와 혼인신고를 마쳤고, 사실상 오래된 부부나 다름없었기에 굳이 다시 결혼식을 올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진씨 집안 사람들은 희유의 뜻을 존중했고 희유가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정겸은 반대했다.
“결혼식은 꼭 해야 해요. 혼인신고만 했을 때 이미 희유한테 충분히 미안했어요.”
“결혼식은 우리 윤씨 집안이 희유를 정식으로 성대하게 맞이한다는 의미니까요.”
게다가 명우는 장남이었고, 윤씨 집안에서 가장 먼저 결혼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러니 절대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신서란은 윤정겸의 태도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는 말이에요. 젊은 사람들은 우리를 구시대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통이라고 해서 다 나쁜 건 아니에요. 좋은 전통이니까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거잖아요.”
윤정겸은 공손하게 신서란을 바라보며 웃었다.
“어른들이 결정하면 되는 거예요. 애들이 싫다고 해도 결국은 따를 수밖에 없겠죠.”
희유는 명우를 바라보며 난처한 미소를 짓자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았다.
차분하고 단정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준비는 내가 다 할게. 네 일에는 지장 없게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때가 되면 희유는 예쁜 신부가 되어 오기만 하면 됐다.
그러자 희유는 입술을 깨물며 눈웃음을 지었다.
“알겠어요. 어른들 말씀 따를게요.”
이 결혼식은 자신과 명우만의 결혼식이 아닌 두 집안 모두의 결혼식이었다.
희유는 결국 다수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차를 마시며 결혼식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새 밖에는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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