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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7화

곧이어 하연이 들어와 석유의 짐을 정리해 주기 시작했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누가 부사장님을 모함한 거 아니에요?” 석유는 고개를 숙인 채 자료를 정리하며 말했다. “결백한 사람은 결국 결백이 밝혀져요. 지금은 제가 스스로 거리를 두는 게 맞아요.” 하연은 분을 참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저는 부사장님을 믿어요.” 석유가 고개를 들어 하연을 바라봤다. “본부장님 업무 잘 도와드려요.” 하연은 눈가가 붉어지더니 목이 멘 채 고개를 끄덕였다. “부사장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게요. 그리고 부사장님은 반드시 결백을 증명하고 돌아오실 거라고 믿어요.” 석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의 짐을 들고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 석유의 뒷모습은 언제나처럼 담담하고 여유로웠다. 주변에서는 저마다 다른 시선을 보내고 있었지만. 석유의 맑고 곧은 눈빛에는 조금의 당황함도 없었다. ... 석유는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다른 일들마저 모두 흥미를 잃은 듯했다. 결국 석유는 전시장으로 향했다. 미리 주아에게 연락하지는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전시장 안에서 주아와 마주쳤다. “석유 씨!” 주아가 반가운 얼굴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뒷모습이 석유 씨인 것 같았는데 정말 맞았네요.” 석유가 미소를 지었다. “저도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어요.” “제 그림을 사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요. 책임자가 가격 상의하자고 불렀어요.” 주아의 말에 석유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축하해요.” 두 사람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가 주아는 문득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오늘은 주말도 아닌데, 어떻게 여기에 올 시간이 있었어요?” 석유는 담담하게 답했다. “회사에 일이 좀 생겨서 당분간 출근하지 않게 됐어요.” 주아는 잠시 멍해졌다. “무슨 일이 있었어요?” 석유는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말해 봐야 괜히 남까지 걱정시키는 일뿐이었다. “회사 일이에요. 그만 얘기하고 전시나 계속 보죠?” “좋아요.” 주아가 부드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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