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29화
윤정겸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씨 집안 사람들까지 다 알게 됐어.”
희유는 문득 그날 밤 술집에서 봤던 여자가 떠올랐는지 실망한 듯 말했다.
[정말 명빈 씨 마음이 변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이에 윤정겸은 화를 참지 못했다.
“내가 전에도 말했잖아. 저 녀석이 석유를 배신하면 앞으로 연을 끊고, 내 아들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희유는 힘없이 말했다.
[너무 화내지 마세요. 마음은 결국 본인 것이잖아요. 정말로 석유 언니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어요.]
윤정겸은 화가 풀리지 않자 명빈을 몇 마디 더 나무랐다.
희유는 윤정겸을 위로할 때까지만 해도 침착했지만, 전화를 끊는 순간 명빈에 대한 분노만 남았다.
곧 희유는 명빈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명빈 씨, 언니랑 헤어졌어요?”
그러자 명빈은 놀란 듯 말했다.
[벌써 소식이 퍼졌어요?]
희유는 차갑게 비웃었다.
“그럼 인정하는 거네요? 잘됐어요. 그럼 시원하게 말해봐요. 왜 헤어졌어요?”
희유는 못마땅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우리 언니가 꼭 명빈 씨한테 매달려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충분히 훌륭한 사람이니까 명빈 씨가 아니어도 좋아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저 때문이잖아요.”
“이제 헤어졌다면 저도 언니 대신 이유는 들어야겠어요.”
“언니 부모님이 여기 안 계신다고 아무나 함부로 상처 줘도 되는 줄 알았다면 그건 오산이에요.”
명빈은 희유에게 한바탕 몰아붙여지자 난감한 듯 웃었다.
[형수님, 그 정도는 아니에요. 형수님처럼 무서운 분이 계신데 제가 어떻게 감히 석유를 괴롭히겠어요.]
그러자 희유는 냉랭하게 잘라 말했다.
“말 돌리지 말고 왜 헤어진 건지만 말하세요.”
[형수님, 그건 석유 씨한테 물어보세요. 헤어지자고 한 건 석유 씨지 제가 아니니까요.]
명빈은 자신의 책임에 대해 말끔히 선을 긋자 희유는 화를 참지 못했다.
“똑바로 말해요. 그날 바에서 같이 있던 여자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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