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47화
그러자 명빈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고, 장소도 E국이잖아요. 게다가 많은 열사분들의 직계가족도 이제는 남아 있지 않아서 신원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정말 어려운 일인 거죠.”
명빈은 고개를 돌려 희현을 바라봤다.
“그래도 최근에 조금 실마리가 생겼어요. 최대한 빨리 열사들의 유해를 찾아 고국으로 모셔 올 생각이에요.”
“그러면 아버지도 기뻐하실 거고, 저도 큰일 하나 해낸 셈이 되겠죠. 그리고 다른 일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으실 거예요.”
희현의 얼굴에는 옅은 홍조가 번지더니 애교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 때문에 이렇게까지 애쓰시는 걸 보니까, 예전부터 마음이 있으셨던 게 아닌가 싶네요.”
명빈은 웃으며 솔직하게 말했다.
“전부 희현 씨 때문만은 아니에요. 어머니 전우들의 유해를 찾아오는 건 원래부터 제가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요.”
“이번 기회에 공도 세우고, 아버지가 희현 씨를 받아들이실 수 있게 만들려고요.”
희현은 뜨거운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봤다.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저도 절대 사장님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
명빈의 눈빛이 은은하게 흔들렸다.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 얌전히 내 말만 잘 들으면 돼요.”
희현은 콧잔등을 찡긋하며 말했다.
“역시 남자들은 다 착하고 말 잘 듣는 여자를 좋아하네요. 다른 사람이 저더러 자기 말 들으라고 했다면 바로 뺨부터 때리고 상대도 안 했을 거예요.”
잠시 말을 멈춘 희현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웃었다.
“그런데 사장님이 그렇게 말하시니까 이상하게 기분이 좋네요.”
명빈의 웃음은 더욱 짙어졌다.
“걱정 마요. 절대 손해 보는 일은 없게 할 테니까요.”
정말 전형적인 재벌가 도련님다운 말투였지만 희현은 좋은 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믿어요. 사장님이 저한테 잘해주실 거라고요.”
...
열흘 뒤는 명미희의 기일이었다.
명우는 아내 희유과 함께 묘원을 찾았다.
두 사람은 이미 결혼한 사이였고, 희유은 이제 윤씨 집안의 며느리였다.
이번 참배에서는 곧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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