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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8화

명빈은 입꼬리를 올린 뒤 다시 묘비를 돌아보더니 윤정겸에게 물었다. “엄마의 마지막 소원을 제가 이루어드리면 화도 풀리실 거죠? 그리고 제가 새로 만나는 여자친구도 받아들이실 거고요.” 윤정겸은 순간 말을 잃었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명빈을 바라봤다. 저마다 다른 표정을 지었고 희유 역시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어머님의 마지막 소원이라고? 그게 뭐지?’ 명우에게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곧 윤정겸의 표정도 무거워졌다. 명빈이 정말 그 일을 해낼 수 있을지 믿기 어려운 듯했다. 무엇보다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버린 일이었다. 윤정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명빈이 다시 물었다. “제가 이걸 해내면 제가 한 잘못 덮을 수는 있는 거죠?” 윤정겸은 명빈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 네가 정말 네 엄마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낸다면, 새 여자친구도 받아들일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도 모두 없던 일로 하자.” 희유은 더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떤 유언이기에 아버님이 이렇게 양보하는 걸까?’ 명빈은 눈썹을 치켜올렸고 자신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 말씀만 들으면 됐어요. 어머니 앞에서 하신 약속이니까 절대 번복하시면 안 돼요.” 윤정겸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네가 정말 해낼 수만 있다면 말이야. 괜히 시간을 끌려고 꼼수 부릴 생각은 하지 마.” 명빈은 단호하게 말했다. “반드시 해낼게요.” 말을 마친 명빈은 명경을 향해 돌아섰다. “형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아서 오늘은 같이 못 있겠네요. 명우 형 결혼식 때는 꼭 실컷 술 마셔요.” 명경은 짙은 눈썹과 또렷한 눈매를 가진 차가운 인상이었고, 깊고 냉정한 눈빛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소원을 이루는 건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 그리고 아버지랑 너무 자주 부딪치지 마.” 그 말에 명빈이 웃었는데 그 웃음은 그림처럼 시원하고 단정했다. “걱정하지 마요.” 그 말을 끝으로 명빈은 희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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