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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0화

계약서에 사인이 끝나자 상대 회사 사람들은 아까까지 보이던 우월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었다. 오히려 허리를 살짝 굽혀 희현과 악수하며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본부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세요.” 갑인 상대가 을인 회사에게 잘 부탁한다는 말은 듣기에도 묘했다. 희현은 아름다운 얼굴에 겸손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저희야말로 손병학 대표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야죠.” 양측은 다시 몇 마디 인사를 주고받더니 지사 직원들은 명빈에게 인사를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희현은 물 한 잔을 들고 명빈에게 다가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귀엽게 웃었다. “역시 사장님이 최고네요. 저 이제 정말 사장님만 믿고 살아야겠어요.” 명빈은 물잔을 받아 들었고 눈가에는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희현 씨를 도와주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칭찬도 하지 말고, 나한테 괜히 미안해할 필요도 없어요.” 희현은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점심은 뭐 먹고 싶어요?” 희현은 눈동자를 굴리며 잠시 생각했다. “양식이요. 제가 자주 가는 곳이 있는데 사장님도 분명 마음에 드실 거예요.” “그러면 바로 가죠.” 명빈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두 사람은 함께 회사를 나왔다. 가는 길마다 리키 미디어 직원들이 희현을 보면 걸음을 멈추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도 키 크고 잘생긴 명빈을 힐끔거리며 하나같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명빈의 차가 주차된 곳에 도착한 희현은 조수석 문을 열자 좌석 위에 커다란 붉은 장미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그러자 희현은 놀란 얼굴로 꽃다발을 품에 안고는 감격한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봤다. “주는 거예요?” 명빈은 웃으며 말했다. “희현 씨 말고 또 누굴 주겠어요? 예쁜 꽃은 많지만, 확실히 빨간 장미가 희현 씨한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희현은 꽃다발을 꼭 안자 붉은 장미에 비친 얼굴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러고는 감동한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장님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명빈은 장난스럽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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