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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1화

명경은 깊이 잠들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방 안은 전처럼 어둑하지 않았다. 바닥 위로 내려앉은 햇살이 소파 아래 카펫까지 길게 번져 있었다. 명경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뜻밖에도 유청 역시 피아노 위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었다. 팔을 베고 누운 탓에 한쪽 볼이 살짝 눌려 둥근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어수룩하면서도 더없이 귀여운 모습이었다. 유청도 명경과 마찬가지로 어젯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것이다. 명경은 가볍게 걸음을 옮겨 유청에게 다가갔다. 어깨를 감싸안아 들어 올리려는 순간, 유청이 미간을 찌푸리며 곧 깨어나려 했다. 명경은 몸을 숙여 유청의 미간에 입을 맞추고는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냥 계속 자요.” 그 말에는 유난히 신기한 힘이라도 있는 듯했다. 유청은 정말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얌전히 명경의 품에 안겨 있었다. 명경은 유청을 안아 침실로 데려가 침대에 눕혔다. 이불을 덮어주고 커튼까지 닫은 뒤에야 몸을 돌려 나왔다. 유청의 방을 나온 명경은 경준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유청을 속였는지 물었다. 경준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유청인 어젯밤 상대가 나였다고 생각해요.] 명경은 긴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오늘 처음 유청을 만났을 때 얼굴에 떠올라 있던 미소가 생각나자 표정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목소리에도 한층 싸늘한 기운이 실렸다. “내 돈을 다 갚기 전까지 유청 씨에게 손대지 마요. 안 그러면 경준 씨 때문에 신씨 집안 전체가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요.” 경준은 명경의 협박에 몹시 분노했다. ‘정말 제멋대로에 오만하기까지 하네.’ 남을 괴롭히고 여자를 강제로 차지하는 데 거리낌조차 없으니 인간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고작 하룻밤을 보내놓고 벌써 소유욕까지 생긴 건가?’ 정말 우스운 일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유청은 경준의 약혼녀였다. 하지만 지금의 경준은 굴복할 수밖에 없었기에 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도 유청이한테 손댄 적 없어요.] 명경은 그제야 만족한 듯 담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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