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40화
경준은 유청을 오래 바라볼 수 없었다.
한 번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한층 더 아파왔다.
경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옷 갈아입어. 밖에서 기다릴게.”
경준이 나가고 나서야 유청은 이불을 걷었다.
순간 눈빛이 멈칫하더니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유청은 잠옷을 입고 있었는데 아마 경준이 갈아입혀 준 모양이었다.
하지만 잠옷 아래 남아 있는 흔적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유청에게는 어젯밤 일에 대한 기억이 조금도 없었다.
희미하게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건장하고 다부진 체격의 남자가 줄곧 자신과 뒤엉켜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밖에서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그 소리조차 남자의 뜨거운 열기를 가리지 못했다.
평소 그렇게 점잖고 온화한 경준이 이토록 거칠 줄은 몰랐다.
‘남자들은 침대에 올라가면 다 똑같은 건가?’
유청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옷을 찾아 갈아입었다.
아침을 먹은 뒤 경준은 유청을 수지원까지 데려다줬다.
오는 내내 경준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한 상태였다.
심지어 하마터면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칠 뻔했다.
유청은 경준이 잠을 자지 못한 데다 죄책감까지 느끼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은 정말 괜찮으니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위로했다.
경준은 유청이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릴까 봐 황급히 웃으며 말했다.
“어제 네가 제대로 정신도 못 차리는 틈을 타 그런 짓을 한 게 너무 비겁한 것 같아서 그래. 너한테 너무 미안하고.”
그러나 유청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미 일어난 일이잖아. 우리 둘 다 계속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 응?”
경준은 가슴이 찌르듯 아팠지만 감동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유청아,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유청은 가볍게 웃었다.
수지원에 도착하자 경준은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듯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불쑥 말했다.
“유청아, 난 네가 여기서 일하는 거 그만뒀으면 좋겠어.”
막 차에서 내리려던 유청이 그 말을 듣고 뒤를 돌아봤다.
유청은 경준이 인터네이트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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