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47화
명경도 유청을 따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먹빛 눈동자는 차분하면서도 냉담했다.
“왜 더 자는 척하지 않아요?”
유청은 실제로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지난번 명경의 숙면을 돕고 난 뒤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었다.
명경이 자신을 직접 안아 침대까지 옮겨줬다는 사실이 의외였다.
명경의 평소 성격대로라면 잠에서 깨자마자 그대로 떠나버리는 게 맞지 않을까?
정말 잠을 자기 위해서만 자신을 찾아오는 걸까?
그 생각을 확인하기 위해 유청은 오늘 일부러 명경이 깨어날 무렵 지난번처럼 피아노에 엎드려 잠든 척했다.
처음에는 명경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지만 확인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명경이 유청을 안아 드는 순간, 어디선가 맡아본 듯한 익숙한 향이 느껴졌다.
은은한 백단향이었는데 절에서 풍기는 향과는 달리 담담하면서도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눈과 얼음 아래 묻힌 것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기운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익숙함은 평범하게 스쳐 지나가며 맡아본 느낌도 아닌, 뼛속 깊이 파고들어 영혼에까지 스며든 듯한 기묘한 감각이었다.
유청은 어디에서 이 향을 맡았는지 떠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명경이 입을 맞추는 순간, 뒤통수 한 대를 맞은 듯 얼얼해졌고 익숙한 느낌도 더욱 강렬해졌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기 위해 유청은 계속 참으며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명경의 서늘한 입술이 가슴께 피부에 닿는 순간, 마침내 기억이 떠올랐다.
그날 밤이었다.
기억조차 흐릿했던 그날 밤, 명경의 향은 유청의 기억 가장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그리고 기억 속의 파편과 맞물리는 순간 단숨에 떠올랐다.
곧 유청은 차가운 눈으로 명경을 바라봤다.
“먼저 대답하세요. 그날 밤, 사장님이었어요?”
명경은 부인하지 않았다.
“맞아요.”
유청은 미간을 찌푸렸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명경을 바라봤다.
“왜요?”
명경의 윤곽이 뚜렷한 잘생긴 얼굴은 여전히 침착하고 태연했다.
곧 명경이 입을 열었다.
“유청 씨를 원했어요. 마침 경준 씨가 내게 돈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