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50화
유청은 옷을 집어 들고 침대 위의 명경은 더 이상 쳐다보지 않은 채 빠르게 호텔을 빠져나갔다.
다음 날, 명경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무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임희현이 누군가에게 구출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래요.”
명경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에 무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온성을 빠져나가는 모든 길목을 이미 사람을 보내 봉쇄했어요. 밀수로 향하는 길도 포함해서요.]
명경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쫓아가도 못 잡아요.”
무진은 명경이 화를 낼 줄 알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명경의 목소리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 보였다.
물론 무진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이만 끊죠. 돌아가서 다시 얘기해요.”
명경은 전화를 끊었다.
옷을 입은 뒤 경준에게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이제 160억 남았어요.]
메시지를 받은 경준은 몇 초가 지나서야 그 말의 뜻을 알아차렸다.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유청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그러나 명경은 그 메시지를 무시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
오후, 유청이 방으로 돌아왔을 때 예상대로 명경이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명경의 날카로운 시선에도 유청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서두르지도 느긋하게 굴지도 않은 채 침실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피아노 위의 악보를 정리했다.
그리고 목소리 역시 평소처럼 차분하고 부드러웠다.
“사장님이 여기 계시니 직접 말씀드릴게요. 저 그만두려고요.”
명경은 긴 손가락으로 염주를 굴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용할 만큼 이용했으니 끝인가요? 앞으로는 정말 내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유청은 아무 말 없이 계속 물건을 정리했고, 명경의 새까만 눈동자가 유청의 옆모습을 응시하더니 곧 입을 열었다.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게 있는데 떠나기 전에 알려줄 수 있어요?”
유청의 표정은 담담했다.
“뭔데요?”
“어젯밤, 약 어디에 숨겨뒀어요?”
명경은 직접 유청을 안고 욕실로 데려갔고, 그때까지는 아직 약에 당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옷은 모두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그 뒤로 유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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