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57화
호텔은 지난번과 같은 호텔이었고, 명경이 방으로 들어왔을 때 경준은 이미 떠난 뒤였다.
어차피 마주쳐봐야 어색함과 난처함만 더할 뿐이었다.
그러니 지금 경준은 명경을 피해 다니기에도 바빴다.
외투를 벗고 침실로 향해 침대 가장자리에 앉은 명경은 몸을 숙여 유청에게 입을 맞추려 했다.
그러나 입술이 채 닿기도 전에 아래에 누워 있던 유청이 눈을 떴다.
유청은 맑게 깨어 있는 차가운 눈으로 명경을 바라봤다.
이에 개의치 않은 명경은 조금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
유청의 입술을 거듭 파고드는 입맞춤은 이전의 뜨거움과는 달랐고, 심지어 다소 거칠기까지 했다.
명경은 유청에게 입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았다.
유청도 자신의 입맞춤에 응하며 함께 깊은 곳으로 빠져들기를 원했다.
유청의 입술은 여리고 부드러워 명경의 이런 거친 입맞춤을 견디기 어려웠다.
유청은 명경의 어깨를 밀어내며 좌우로 몸을 비틀어 벗어나려 했다.
“아파요. 사장님, 나 아파요.”
유청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나른했으며 타고난 듯한 매혹이 묻어 있어 오히려 일부러 밀고 당기는 것처럼 들렸다.
명경은 움직임을 멈추더니 유청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댄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 후 명경은 다시 천천히 입을 맞췄다.
살짝 부어오른 유청의 입술을 부드럽게 머금으며 여기저기 세심하게 입을 맞췄다.
아까처럼 거칠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뜨거웠고 유혹이 짙게 배어 있었다.
그랬기에 유청은 오히려 이런 입맞춤이 낯설게 느껴졌다.
마음속에서 묘한 감정이 피어오르자 곧바로 멈추고 싶어졌다.
곧 유청은 목을 살짝 뒤로 젖히며 나지막이 말했다.
“사장님은 또 저를 억지로 가지려고 하는 건가요?”
어두운 빛이 명경의 입체적이고 날카로운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
명경은 긴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고 거친 숨결이 유청의 발그레한 얼굴 위를 쓸었다.
곧 명경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유청 씨가 멀쩡히 깨어서 침대에 누워 있길래 동의한 줄 알았는데요?”
그러자 유청은 서늘한 눈으로 명경을 바라봤다.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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