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86화
저택 전체가 안개가 낀 듯 뿌옇게 흐려 있었고 도우미 한 명조차 보이지 않았다.
송이란은 복도를 따라 계속 걸어가자 어느 방에서 흐느낌과 실랑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송이란이 곧장 다가가 문을 여는 순간, 소리가 뚝 끊겼다.
이곳은 안부연이 지내던 방이었다. 방 안 모든 것이 민용훈이 직접 골랐다는 소문이 있었다.
온성 사람이라면 누구나 민용훈이 자기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민용훈은 방 안에 없었고 오직 안부연 혼자였다.
안부연은 화장대 앞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폭포처럼 늘어뜨린 긴 머리, 날씬한 자태, 뒷모습이 절경이었다.
“송이란 씨, 자업작득이라는 말 알아요?”
곧 안부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남편을 빼앗고, 내 딸들을 학대하도록 부추기더니, 결국 이렇게 다 잃은 지금 기쁜가요? 만족해요?”
안부연이 몸을 돌리자 온 얼굴에 피가 흐르고 있었고, 차갑게 송이란을 바라보며 말했다.
“송이란 씨, 다음 차례로 죽을 사람은 바로 당신이에요!”
“악!”
송이란이 꿈속에서 놀라 깨어났고 크게 뜬 눈에 온통 공포가 가득했다.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주변은 고요했다.
그러나 여전히 꿈속의 스산한 분위기에 휩싸여 주변 모든 것이 왠지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마치 안부연이 자신을 찾아와 복수하려는 것 같았다.
안부연이 영혼이 귀신이 되어 흩어지지 않고, 자신의 아들딸을 죽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뒤, 송이란은 그제야 마음을 진정시켰다.
방 안은 차갑고 고요했으며, 민씨 저택 전체가 죽음처럼 적막했다.
송이란은 무언가에 홀린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그렇게 복도를 따라 계속 걸어가 마침내 안부연이 생전에 지내던 방 앞에 멈춰 섰다.
안부연이 죽은 뒤, 이 방은 줄곧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민용훈은 유단과 유청 자매를 위한 추억거리로 남겨두는 것이라 했지만, 사실 송이란은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
민용훈의 마음 깊은 곳엔 여전히 안부연에 대한 죄책감이 남아 있다는걸.
그래서 늘 이 방의 존재가 신경 쓰였다.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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