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93화
도우미가 갔다가 금세 돌아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손경애가 가족을 잃고 상심이 커 병세가 악화되는 바람에, 당분간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기까지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러자 친척 한 명이 냉소를 흘렸다.
“못 일어나시는 건가요? 아니면 누가 못 일어나게 붙잡아 두고 있는 건가요?”
“어르신이 못 나오신다면 저희가 직접 뒷마당으로 가서 뵙죠!”
사람들이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
민영겸이 앞을 막아서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사람들은 우르르 뒷마당으로 몰려가 손경애에게 해명을 요구하려 했다.
머릿수가 많으니 기세도 등등했고 반드시 확실한 답을 들어야겠다는 얼굴들이었다.
뒷마당에 이르자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친척 중 항렬이 높은 어른 한 명이 나서서 도우미에게 문을 열라고 시켰다.
그러나 도우미는 난처한 기색이었다.
유청이 장례 기간에는 누구도 뒷마당에 들어가 손경애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일러두었기 때문이다.
도우미로서는 평소 왕래도 거의 없던 이 친척들의 말이 아니라 당연히 유청의 말을 따라야 했다.
도우미가 꿈쩍도 하지 않자 소리를 높이던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
“좋아, 이 집의 사람을 부릴 수 없다면 내가 직접 가서 열지!”
남자가 대의를 짊어진 듯한 표정으로 두 걸음 나서서 막 문을 밀려는 순간, 문이 안에서 벌컥 열렸다.
문 뒤에는 명경이 유청의 손을 잡은 채 서 있었다.
서늘하고 단단한 기운이 여자의 여린 자태와 어우러졌는데도 어색한 구석이 하나 없었다.
다만 정면으로 밀려오는 압박감에 사람들은 하던 기세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온성 바닥에서 사업을 한다면서 어찌 명경을 모를 수가 있겠는가?
심지어 이 자리에 있는 몇몇이 차린 회사는 명경의 눈치를 살피며 겨우 연명하는 처지였다.
유청은 소복 차림에 슬픔이 어린 얼굴이라 보는 이의 마음을 저리게 했다.
그러고는 무리 안에서 항렬이 가장 높고 나이도 가장 많은 어르신을 바라보며 물었다.
“작은 할아버님, 이렇게 많은 분을 데리고 뒷마당까지 오셨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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