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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4화

유청이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민씨 집안엔 이제 저희 자매 둘만 남았고 자잘한 일도 많아서, 어르신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할까 걱정돼요. 그래서 붙잡지 않을게요.” 그러자 친인척들의 태도가 대번에 공손해졌다. “다 한 식구인데 유청이 네가 그렇게까지 신경 쓸 것 없어.”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 “우리는 먼저 돌아갈게!” 도우미가 나와 손님들을 배웅했다. 명경은 가장 바깥쪽에 서 있는 민영겸을 보며 입을 열었다. “작은아버님은 잠시 남아 주세요.” 민영겸은 옆에 서서 방금 벌어진 일을 전부 눈에 담았다. 그러면서 유청이 겉보기처럼 만만하게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마음이 한결 놓인 참이었다. 막 자리를 뜨려던 민영겸이 명경의 말에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신가요? 명 사장님, 말씀하세요.” 명경이 말했다. “작은아버님은 매사에 유청 씨를 감싸 주시는, 진심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시라고 생각해요.” “며칠간 어르신이 편찮으셔서 집안일을 돌보실 수 없고, 유청 씨랑 그 언니 분은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두우니, 장례 진행은 작은아버님께서 맡아 주셨으면 해요.” 민영겸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요. 내가 있는 한 그런 복잡한 일은 없을 거예요.” 곧 명경이 고개를 숙여 보였다. “유청 씨를 대신해 감사드릴게요.” 민영겸이 서둘러 대답했다. “별말씀을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에요.” 명경마저 자신을 작은아버님이라 부르니, 이는 유청과의 관계를 공개하겠다는 뜻이었다. 민영겸은 명경이 자신을 남겨 일을 맡긴 속뜻을 어렴풋이 알아차렸다. ... 이후의 일은 전부 민영겸이 나서서 처리했고, 장례는 간소했지만 순조롭게 치러졌다. 유청은 민용훈이 형사 사건에 연루된 탓에 시신을 화장해 매장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평소 입던 옷 한 벌만 무덤에 넣었다. 민용훈의 묘는 안부연의 묘와 멀찍이 떨어졌고 자리도 풍수상 최악이었다. 유청의 설명은 이러했다. 민용훈은 지금의 아내인 송이란과 함께한 세월이 더 길고 정도 더 깊었으니, 두 사람이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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