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97화
명경이 차갑게 말했다.
“유청 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너보다 잘 알아.”
“사장님.”
린아가 계속 유청의 정체를 폭로하려 입을 열자마자 명경이 말을 잘랐다.
“린아야, 너는 밀수로 가서 고무원을 관리해. 온성은 우무진이 있으니, 내 허락 없이는 돌아오지 마.”
린아의 안색이 확 변하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명경을 바라봤다.
“저를 내치시는 건가요?”
“그래. 다른 자리를 알아보든지, 아니면 내 말대로 하든지.”
명경의 긴 눈매는 칠흑처럼 검고 냉담한 데다가 물러설 여지라곤 조금도 없어 보였다.
“고작 저 여자 하나 때문에요?”
린아가 손을 들어 유청을 가리켰고 눈빛엔 비통함과 억울함이 가득했다.
“저 여자가 대체 뭐로 사장님을 홀린 거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명경의 등 뒤에 반쯤 숨어 무고한 척하는 유청이 눈에 들어왔다.
린아는 증오가 치밀어 대뜸 앞으로 달려들며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몸이 닿기도 전에 명경이 유청을 등 뒤로 끌어당기고는, 다리를 들어 린아의 어깨를 걷어찼다.
그리고 표정이 지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린아야, 한 번만 더 손 대면 옛정은 없는 걸로 알아.”
“저를 죽이시게요?”
린아는 성격이 강직하고 애증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어깨를 감싸 쥔 채 명경을 바라보는 눈빛엔 실망만이 가득했다.
명경의 얇은 입술이 일자로 굳게 다물렸다.
“직접 사직서 내.”
그 말에 린아는 냉소를 흘렸다.
결연한 눈빛으로 명경을 바라보다가 유청을 한번 훑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
유청이 명경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낮게 말했다.
“그래도 오랜 세월 곁을 지킨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매정하게 굴지 마세요.”
명경이 고개를 돌려 유청을 바라보자 서릿발 같던 기색이 걷히고, 눈에는 다정함이 어렸다.
“내 곁에 있는 이상 나는 당신을 지킬 능력을 갖춰야 해요. 누구도 당신을 해치게 두지 않을 거예요.”
명경의 진지한 표정을 바라보던 유청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이내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방금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때 엄마를 해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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