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98화
[아무 말도 못 하던데?]
유단이 코웃음을 쳤다.
[쓸데없는 소리 했으면 그 사람까지 같이 잘랐어.]
유청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언니, 이제야 안주인 느낌이 제대로 나네.”
유단도 따라 웃었다.
[너 오늘 기분 좋아 보인다?]
유청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눈썹을 치키며 대답했다.
“엄마를 죽인 사람들이 다 잡히고 진상이 밝혀졌는데 당연히 기쁘지.”
유단이 말했다.
[지난 일은 이제 매듭지어졌으니 앞으로도 생각해야지. 너랑 명 사장님 관계는 언제 공개할 거야? 내가 보기엔 그 사람이 너한테 아주 마음을 쏟던데.]
민용훈의 장례를 치르던 며칠간, 명경은 한 걸음도 유청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언니로서 유단은 그 모습을 전부 지켜본 터였다.
예전에 민용훈과 송이란이 명경과 우영을 억지로 엮으려 애쓰긴 했지만, 어차피 명경이 승낙한 적이 없으니 없던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경준은 믿을 만한 사람이 못 되니, 유청이 명경과 맺어진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유단은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명경이 늘 민씨 저택을 드나들었던 것도, 심지어 할머니를 구해 준 것도 전부 유청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
유청이 앞쪽 도로 상황을 살피며 웃었다.
“언니는 유씨 집안 회사나 잘 챙겨. 내 일에는 신경 쓰지 말고. 나 지금 운전 중이라서 그러니까 나중에 다시 얘기해.”
유단이 가볍게 콧소리를 냈다.
[부끄러워? 알았어, 그 얘긴 접어 둘게. 시간 나면 만나서 얘기하자. 운전 조심하고.]
“응, 끊어!”
...
민씨 저택으로 돌아온 유청은 곧장 뒷마당으로 향했다.
정원을 지나던 중, 정원의 그네가 이미 철거된 것을 보고는 기분이 한층 더 나아진 듯했다.
겨울날의 뒷마당은 쓸쓸했다.
시든 꽃과 낙엽만 가득한 채 죽은 듯 고요했다.
이제 뒷마당에는 도우미 한 명만 남아 손경애를 챙기고 있었다.
그러자 도우미가 유청을 보더니 곧장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아가씨, 어르신께서 점심에 입맛이 없다며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어요.”
“안 드시겠다면 그냥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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