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2장

남자의 긴장해진 근육들을 서정희는 이미 느끼고 있었다. 뜨거운 공기가 주변을 꽉 채웠고, 두 사람 모두 땀에 흠뻑 젖은 데다가, 그녀의 몸에서 갈수록 진해지는 약재 향이 염정훈을 유혹하고 있었다. 서정희는 염정훈의 마구 더듬는 손을 치면서 말했다. “움직이지 마.” 염정훈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그녀와의 관계가 바뀔 계기를 찾고 있었고 마침 그 기회가 나타났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참은 듯했다. 날은 어두워졌고, 조명 하나 없는 까만 밤에 이런 곳에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이런 분위기는 인류의 가장 본능적인 욕망을 자극했다. 옥수숫대는 두 사람에 의해 끊어질 듯 흔들렸다. 염정훈은 한숨을 쉬었다. “당신이 원하지 않으면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이 자세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우리 일어나자.” 그러면서 염정훈은 손을 내밀어 서정희를 밀어냈다. 그러자 서정는 얼른 염정훈의 위에 다시 올라타면서 낮은 소리로 염정훈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움직이지 마.” “나더러 움직이지 말라, 당신도 움직이지 않겠다. 그저 저 두 사람의 움직이는 소리를 듣자니 너무 괴로워.” 서정희는 빨개진 얼굴로 설명했다. “수아가 지금 남편 모르게 다른 남자와 저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발각되면 남편 가족에서 수아를 죽이지 않으면, 수아 스스로 자괴감에 목숨을 끊을 거야. 지금 나가면 한 생명을 죽이는 거야.” 염정훈은 냉소를 지었다. “저 여자가 죽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당신도 아니고.” 염정훈이 뼛속 깊이에 냉정함이 배인 사람이라는 것을 서정희는 잠깐 망각했었다. “이 마을은 이혼을 용납 못해.. 배우자가 죽어야만 싱글로 돌아갈 수 있어. 지금 수아의 남편은 하반신을 못 쓰는 장애인이야. 수아도 헤어지자고 몇 번이나 제안했었고, 3번이나 도망쳐봤지만 결국 붙잡혀왔어.” 서정희는 계속해서 염정훈을 설득하려 했다. “그게 저 여자의 외도 이유야? 정희야, 난 한 번도 다른 여자를 가까이 해본 적 없어. 그건 법률적인 단속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