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1장
마을이 크지 않아서 서정희는 대부분 마을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지금 저 두 사람은 부부도 연인도 아니었다.
여자의 이름은 수아, 남자의 형수였다. 2년 전 남편이 산에 올라가 약재를 캐다가 잘못 굴러서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수아는 결국 남편의 동생과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큰 도시에서 외도는 흔히 보는 일이고, 발각되면 기껏해야 이혼하면 끝났다. 하지만 마을의 풍습에 의하면 이혼은 허용되지 않았다. 배우자를 여의지 않은 이상, 수아가 외도난 사실이 발각되면, 그녀는 죽는 길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사람들에게 발각될까 봐 이런 곳을 찾았던 것이다. 이 곳은 이미 수확이 끝났기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서정희와 염정훈처럼 머리가 어떻게 된 사람 외에는.
염정훈이 입을 열었다.
“정......”
그러자 서정희가 바로 그의 입을 막아버렸다.
염정훈은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마을의 풍습을 잘 몰랐다.
수아는 일단 발각되면 가족에 의해 맞아 죽거나, 그녀 스스로 생명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수아는 아직 20세 정도 되는 젊은 여성이었다. 사람도 따뜻했기에 서정희는 그녀가 잘못되는 걸 원치 않았다.
서정희는 염정훈의 손을 잡고 옥수숫대 뒤에 숨었다.
그녀는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소리 내지 마.”
염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수아의 소리가 재차 들렸다.
“철이 오빠, 그래도 마음이 불안해요. 가서 사람이 없는지 둘러봐요.”
두 사람은 옥수수 밭에서 고개를 빼죽이 내밀고 둘러봤다. 서정희는 두 사람에게 발견될까 봐 아예 염정훈을 밀어뜨리고 자신은 그 위에 엎드렸다.
두 사람은 갓 수확한 볏짚 위에 넘어졌고, 옥수숫대 무지가 마침 두 사람을 가려줬다.
“내가 말했잖아. 여기에 무슨 사람이 있다고. 수아야, 나 못 참겠어. 얼른 도와줘.”
“오빠, 미워. 매번 제가 탈진할 때까지 멈추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좋아, 안 좋아?”
옥수숫대 틈새로 두 사람이 곧 남녀 사이의 은밀한 일을 시작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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