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7장
“정희야, 난 그저......”
“날 다치지 마. 역겨워.”
달빛 아래, 서정희의 얼굴에 남은 눈물 흔적이 염정훈의 마음을 제대로 찔렀다.
방금 전에 두 사람이 관계를 가짐으로 인해 서정희의 환심을 조금이나마 산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녀의 얼굴에 자신을 향한 혐오의 감정이 걸렸다.
“염정훈, 당신이 뭔데 내 삶에 들어왔다가 함부로 나가고서는 자기 마음대로 다시 들어와? 날 대체 뭐로 생각하는 거야?”
“우리 두 사람 오래 전에 이혼했어. 이혼의 의미가 뭔지 알아? 남녀가 각자 다른 남녀를 만나서 뭘 하든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거야.”
염정훈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내 잘못은 인정해. 그런데 나한테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안 돼?”
“필요 없어. 당신 없이도 잘 살고 있으니까. 당신이 멀리 떨어져주는 게 나한테는 가장 큰 위로야.”
“정희야, 내가 정말 그렇게 싫어?”
“그래, 난 당신이 너무 싫고, 너무 미워. 당신 때문에 그렇게 많은 역경을 겪었고, 당신 때문에 너무 달콤한 꿈에서 너무 잔인한 현실로 돌아왔고, 당신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어.”
염정훈의 눈동자에 빛이 차츰 사라졌다. 마치 먹구름이 달을 가린 것처럼 말이다.
한참 지나서 염정훈이 입을 열었다.
“미안해.”
그는 서정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내가 또 당신을 속였어. 시력은 이미 회복된 지 오래됐어. 단순히 떠나기 싫어서 안 보이는 척 한 거야. 내가 더 밉겠지. 그래서 당신한테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 싫은데, 뭘 해도 잘못하는 거 같아. 결국은 또 당신한테 상처를 줬네. 당신 말이 맞아. 난 이기적이고 집념이 강한 사람이니까 날 만난 걸 당신은 후회하고 있겠지.”
그는 그녀를 마지막으로 안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은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모든 잘못은 내가 저지른 거니까, 오늘 이렇게 된 것도 다 자업자득이겠지. 내가 잘못했어. 당신을 내 곁으로 다시 끌어오고 싶었던 생각 자체가 망상이었어.”
염정훈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정희야, 3년 동안 과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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