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9장

눈물이 편지 위에 뚝뚝 떨어졌다. 편지를 들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서정희는 더 이상 자신의 정서를 눅잦힐 수 없었다. “사모님, 사모님과 대표님은 우리가 옆에서 지켜봐왔습니다. 대표님이 사모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그 누구보다 사모님이 더 잘 아실 거잖아요. 사모님이 떠난 후로 대표님이 어떻게 지내셨는지 사모님은 모르실 거예요. 사모님을 찾느라 갖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이번 중독도 처음이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겁니다. 여러 번이나 사경을 헤매시다가 기적같이 살아나셨습니다.” “전에 대표님이 잘못한 거 많다는 거 압니다. 물론 대표님을 위해 핑계를 대는 건 아니지만, 대표님도 피해자시잖아요. 아가씨가 그렇게 치밀한 덫을 준비했는데, 누가 그걸 피해갈 수 있었겠어요. 여러 해 동안 아가씨를 찾아 헤맸는데, 되돌아온 건 그런 결과였으니, 만약 사모님이었다면 어떻게 선택하셨을 거 같아요? 화나지 않겠어요? 복수하고 싶지 않았겠어요?” “그리고 지한의 죽음은 대표님에게 있어서는 지울 수 없는 한이에요. 가장 친했던 형제 같은 사람이 자신을 위해 총알을 대신 막아주면서 마지막 유언이 백지연을 잘 돌봐달라는 거였어요. 대표님은 백지연과 결혼하고 싶지 않았어요. 다만 백지연이 지한을 내세우면서 계속해서 강요를 했고, 만약 지한이 대표님을 위해 막아서지만 않았더라면 자신은 가족이 생겼을 거고, 아이들에게도 아빠가 있을 거라고 하면서 지한의 유일안 유언이 자신을 보살피라는 거 아니었냐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사모님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어요?” “어떻게 선택하든 가장 힘든 건 대표님이었어요. 사모님도 고통스러웠겠지만, 대표님도 고통의 연속이었어요. 가족의 버림, 형제의 죽음, 사모님을 위한 고통과 국민을 위한 헌신 앞에서 모든 걸 홀로 짊어지셔야 했죠. 그런 대표님에게 잘못을 하나도 범하지 말라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잖아요. 사모님도 예전에는 대표님을 많이 사랑하셨잖아요. 한 번 더 사랑해주실 수는 없나요?” 명훈은 눈시울을 붉혔다. “대표님은 처음부터 사모님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