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9장
서정희는 2미터나 되는 큰 침대에 몸을 던졌다. 푹신한 매트리스가 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설레는 건지 흥분된 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요 며칠 염정훈과 같이 먹고 자면서 그의 따뜻한 품에 안겨 잠드는 것에 익숙해졌다.
한 시간이나 뒤척거렸지만 잠이 오기는 커녕 머릿속이 점점 또렷해졌다.
서정희는 외투와 차키를 집어들고 곧장 차로 달려갔다. 검은색 쿠페 한대가 조용한 길 위에서 바람을 이끌며 질주했다.
하루 종일 일에 몰두한 염정훈이 피곤한듯 관자놀이를 누르며 침실로 들어갔다.
막 문을 열자 방 안에서 미미하게 감도는 술 냄새가 풍겨왔다.
사람이 있네.
그가 손을 쓰기도 전에 어둠 속에서 그림자가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낯익은 향기가 코로 스며들자 염정훈은 놀란 한편 기뻤다. “정희… 읍…”
말할 새도 없이 정희에게 입이 막혀버렸다.
염정훈은 너무 좋아서 죽을 맛이었다.
하루 종일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서정희가 이렇게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니 어쩔 줄 몰라 했다.
서정희는 일부러 불을 켜지 않았다. 어둠은 가장 좋은 흥분제가 되었다.
두 사람이 입을 맞추는 야릇한 소리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염정훈이 서정희의 외투를 벗겼다. 그녀는 얇은 가운 한 벌만 입고 있었다.
더 이상 자신을 억누르고 싶지 않은 서정희가 주도권을 잡고 염정훈을 벽으로 밀었다.
얇은 입술에서부터 목, 쇄골까지 천천히 키스하며 셔츠를 바지 밖으로 빼내고 그의 단단한 허리와 복근을 쓰다듬었다.
염정훈이 야릇하게 신음소리를 뱉었다. “정희야, 죽을 것 같아.”
“목숨 내줄 거야?”
“응. 원하는 건 다 줄게.”
서정희가 그의 귓불을 깨물었다. “딴 건 다 필요 없고 네 몸만 원해.”
염정훈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더니 폭신한 침대에 내려놓았다. “원하는 대로.”
이 방은 두 사람의 신혼방이었다. 벽에 걸려있던 웨딩 사진은 서정희가 떠나면서 갈기갈기 잘라버렸었다.
두 사람은 신혼 때보다 더 격정적이었다.
그때의 서정희는 나이가 어려 자신을 완전히 보여주지 않았고 염정훈도 일부러 많이 자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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