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4장

서정희가 주문을 했는데 그 중 상당수가 전의현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전의현은 의아했다. “어떻게 안거에요?” “어머님이 남강 출신이라고 했잖아요. 그럼 당연히 남방 요리를 좋아하겠죠.” 서정희는 선을 넘지 않고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그녀는 오로라, 빙하, 사막, 바다 등 여행하면서 본 경치를 그에게 일일히 말해줬다. “정현씨, 사막에서 내리는 눈을 본 적 있어요? 마치 세상에 두 가지 색상만 남는 것 같았고 정말 대박이에요.” 서정희는 신난 아이처럼 아름다운 경치에 대해서 줄줄히 얘기했고 스테이크가 나오자 겨우 말을 멈췄다. “미안해요. A시에 친구가 별로 없어서 초면에 저도 모르게 말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괜찮죠?” 전의현은 고개를 저었다. 봤던 풍경들이지만 서정희가 이토록 흥미롭게 얘기하니 과거의 회색빛 풍경이 갑자기 아름다워진 것 같았다. “아니에요, 재미있어요.” 서정희는 디저트 스푼을 깨물며 말했다. “여전히 카카오 톡으로 연란할때 처럼 말이 적네요.” “죄송해요, 저 원래 말이 별로 없어요.” “알아요.” 서정희는 말하면서 산사볼을 입에 넣었다. 겉은 시럽으로 감싸고 속은 씨를 제거해서 아이스크림을 넣어 세가지의 맛을 느낄수 있었다. 서정희는 즐기며 눈을 감았다. “와, 정말 맛있어요.” 서정희는 산사볼을 전의현의 접시에 놓으며 말했다. “빨리 먹어봐요. 정말 맛있어요, 감짝 놀랄거에요.” 전의현은 이에 매우 불편했다. 그는 킬러로서 방어심이 강했고 다른 사람이 주는 음식을 먹지 않았다. “저는...” 전의현이 먹지 않자 서정희는 포크로 산사볼을 꽂아 그에게 내밀며 흥분한 말투로 말했다. “빨리 먹어요. 녹잖아요.” 전의현은 자기도 모르게 먹었고 서정희가 찬 빨간 팔찌가 보이자 깜짝 놀랐다. 차안심한테 선물했던 팔찌다! 차안심의 믿음을 얻기 위해 산 팔찌었고 귀중한 것이 아니지만 차안심은 매우 기뻐했다. 훌륭한 킬러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하지만 임무를 마치고 진정한 전의현으로 돌아간 그는 서정희의 열정을 감당할 수 없었다. “왜요? 별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