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4장

서정희는 봉투를 받지 않고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괜찮아요. 이 수술은 아주 위험한 수술입니다. 잘하면 성공하지만 조금만 잘못해도 큰 실패를 맛보게 되죠. 염정훈 씨의 체면을 보지 않았더라면 오지 않았을 겁니다. 저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가 실패하면 집안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겁니다.” “뭐라고! 감히 우리 아빠를 저주하다니.” 서정희는 한송이가 누구의 딸인지 신경 쓰는 것도 귀찮았다. 자기가 사실대로 한 몇 마디에 법치 사회에서 사람을 죽이기야 하겠는가? “부송이 씨, 저는 단지 사실대로 말한 것뿐입니다. 당신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게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죠. 앞으로도 저에게 부탁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염정훈 씨, 저를 이만 데려다주세요.” 한송이는 계속 욕설을 퍼부으려 했다. 그러자 한시안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소란을 피울 거야? 네가 어떤 신분이고 이 사람이 무슨 신분인데 왜 자꾸 따지려는 거야?” “엄마, 저 여자가 그렇게 날뛰는 게 눈에 거슬려요. 의술을 아는 사람이 많고 많은데 자기가 뭐라고 저렇게 잘난 척하는데요? 엄마가 몰라서 그래요. 저 여자는 괴물이에요. 괴물 같은 애를 낳았어요!” 한시안은 자신의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말했다. “됐어, 너와 소란을 피울 기분이 아니다. 네 아빠는 아직 병상에서 생사를 알 수 없고 네 오빠는 외부에서 여론을 안정시켜야 해. 그러니까 너는 말 좀 듣고 소란을 피우지 마.” “알겠어요. 엄마.” 송희재도 서정희와 함께 나섰다. 서정희가 먼저 차에 올라탔다. 송희재는 염정훈을 노려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네가 졌어.” “그래?” 염정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가 아흔아홉 번을 이겼다고 해도 이번 한 번 졌으니까 이것으로도 충분해. A 시의 하늘도 이제 바뀔 때가 되었어.” 염정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헛소리하지 말고 집에 가서 일찍 잠이나 자. 꿈속엔 뭐나 다 있으니까.” 염정훈은 차에 오르자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