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1장

병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서정희는 국보가 된 듯 한무리의 할아버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들은 의학 분야에서 날고 긴다 하는 이름있는 교수들이었다. “아가씨, 어느 학교 졸업했어요?” “지도교수는 누구셔?” “어젯밤 그 수술 너무 멋졌어!” 다들 제각기 떠들어대며 기쁨과 감격의 눈빛을 발사했다. 원해인은 그런 서정희가 뿌듯했다. “거봐, 내가 무조건 된다고 했지. 그때 다들 뭐라고 했던가?” “지난 일은 꺼내지 말게. 그래도 당신 선견지명 덕분에 살았소. 어젯밤은 정말로 큰일 난 줄 알고 식겁했소. 각하께서 수술장에서 돌아가시기라도 했다면 이석훈이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게 될 뻔 했소.” “아가, 그 상황에서 조금도 긴장하지 않다니 멘탈 좋네.” 모두가 서정희를 칭찬하기 바빠 할 때 우현우 한 사람만 침묵을 지켰다. 그는 그런 무의미한 것보다 눈앞의 아가씨가 서정희가 맞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몇 번이나 서정희를 바라보며 말을 하려다 말았다. 그때 서정희가 입을 열었다. “제 스승님께서 그런 말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수술장에 들어가는 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고.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으니 절대 손을 떨어서는 안 된다고요.” 그 말에 우현우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두 눈이 마주쳤고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 듯했다. 그 말은 우현우가 그녀를 데리고 처음 수술장에 들어갈 때 했던 말이었다. 서정희는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조용히 알렸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우현우가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서정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은사님의 말씀은 항상 마음 속에 기억하고 있어요. 그분은 제 인생의 앞길을 밝혀주는 등불 같은 분이세요. 그분께 항상 고마워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살았는데 그때 그분을 실망시키는 일을 저질렀으니 많이 괴로우시겠죠?” “지금 이렇게 멋진 의사로 커주었으니 그분도 자랑스러워 할 거예요.” 우현우는 감격스러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마음에 둔 학생이 길을 잘못 들었지만 다행히 지금은 제자리로 돌아왔으니. 진실을 모르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