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8장
“송이야, 의사 선생님 존중하라고 했잖아.”
염정훈에게 또다시 거절당해 괴로운 한송이는 이 방에서 유일한 남인 서정희에게 화풀이 했다.
자신에게 큰소리 한번 하지 않았던 아빠가 요즘 들어 무섭게 대하니 아빠마저 미웠다.
“어떻게 아빠까지 저한테 이러세요. 제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세요. 가족끼리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 사람이 뭐라고 여기서 엿듣고 있어요. 교양 없게.”
“부송이!” 부남진의 목소리는 점점 더 차가워졌다. “내가 그동안 널 너무 오냐오냐 키웠구나.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 줄은 몰랐는데.”
한송이는 서정희를 한껏 노려보았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서정희는 손에 든 피스타치오를 내려놓고 손에 묻은 부스러기를 털었다.
“그래요. 다 제 탓이에요. 앞으로 그쪽 앞에 나타나는 일 없을 거예요.”
서정희는 부남진에게 다가갔다. “각하. 이렇게 빨리 건강을 되찾으시니 저도 이젠 마음이 놓이네요. 위험한 고비는 넘겼으니 앞으로 다른 의사 선생님께서 돌봐주실 거예요. 전 그럼 이만.”
원래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서정희였지만 이번에는 정말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녀가 떠난다는 말을 듣자 부씨 집안 사람들은 놀라서 안색이 변했다. 한시안도 더는 혼담 얘기를 꺼내지 않고 서둘러 서정희를 붙잡았다.
“선생님, 송이가 아직 애라서 그러니까 송이 말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어떻게 그렇게 매정하실까. ”
“엄마, 가겠다는 사람 가게 냅둬요. 그깟 의사 못 구할줄 알고? 원 아저씨가 봐주시면 되잖아요.”
한송이는 소희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일은 둘째 치고 마을에서 서정희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상하게 싫었다.
서정희가 멀리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무 말이 없던 부장성이 또 한번 부송이의 뺨을 때렸다.
수술실 앞에서 때렸던 것보다 더 세게 때렸고 한송이는 입가가 터져 피가 흘렀다.
“내가 우리 집안 생명의 은인한테 예를 갖추라고 몇 번이나 경고했는데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지?”
“오빠! 이 별 것도 아닌 년 때문에 또 날 때려? 저 년 따위가 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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