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9장

서정희가 바로 사과했다. “죄송해요, 그냥 물어본 거에요.” 부장성도 다시 온화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제가 너무 예민한 것 같아요. 양해 부탁할게요.” 그 후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남자의 뒤를 따른 서정희는 부장성이 예전의 염정훈보다 더 무뚝뚝하다고 속으로 툴툴거렸다. 성격은 부드럽지 못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다. 차에서 내릴 때는 직접 문을 열어주기도 했다. “미끄러우니 조심해요.” 부장성에게 여자는 항상 연약한 존재다. 서정희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정희가 오자 부남진은 매우 기뻐했다. “드디어 왔네요. 난 당신이 지난번에 약속했던 대추떡만 기다리고 있어요.” 서정희는 이말에 웃음이 나왔다. “당장 해드릴게요.” “아닙니다. 방금 오셨는데 쉬면서 차 한 잔 끓여줘요.” “그래요.” 한시안은 옆에서 서정희를 지켜보았다. 부남진은 조심스럽고 경계심이 강한 사람인데 이 의사한테는 그러지 않았다. 처음엔 부남진의 목숨을 구한 서정희에게 고마워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상하다고 느꼈다. 부남진과 부장성이 이 정체불명의 소녀에게 너무 관대했고 부남진은 심지어 상대방을 지나치게 의지했다. 서정희가 자리를 비운 이틀 동안 부남진은 식욕이 줄어들었고 한시안이 직접 만든 요리도 맛이 다르다며 많이 먹지 못했다. 여자라면 이 상황에 대해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부장성은 아직 결혼하지 않아서 한시안은 부남진이 서정희랑 결혼하게 하는 우스운 일이 생길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한시안은 한송이보다 나이가 있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해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다. 서정희가 돌아오니 그녀는 반갑게 인사를 했다. “당신도 참, 바네사 씨도 방금 오셔서 쉬는 시간이 필요할텐데 차을 끓여달라고 하면 어떡해요. 내가 할게요. 차를 끓이는 건 내가 전문이니까.” 서정희도 거절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전 저녁의 약선을 준비할게요. 각하 님의 검진 보고서도 보고 상태에 따라 약을 바꿀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래요.” 부남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