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2장

똑똑... 하녀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한송이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악! 네가 왜 여기에 있어!” 한시안은 한송이가 연기하는 줄 알고 바로 사람을 데리고 쳐들어갔다. “송이야, 괜찮아?” 문이 열리는 순간, 한송이는 이불로 몸을 가렸다. 그리고 눈물이 글썽한 채 이곳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할 남자를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아직 상황을 모르는 부장성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염정훈이 아닌 송희재가 있는 것을 본 부남진의 안색도 어두워졌다.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던 일이다. 염정훈이 이렇게 쉽게 쓰러졌다면 솔직히 재미없을 뻔했다. 한시안은 상반신을 드러낸 송희재를 바라봤다. 안색 또한 한송이 못지않게 어두웠다. “너, 너...” 부장성은 송희재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갈겼다. “네가 어떻게 내 여동생 방에 있어!” 송희재는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젯밤 송이가 볼일이 있다며 잠깐 오라고 해서 왔어요. 그런데 방에 들어오니 불이 꺼져 있었고요. 송이가 갑자기 달려들더니 나에게 좋아한다고 말했어요. 나도 술을 많이 마셔서 머리가 어지러웠고요. 그리고 원래부터 송이를 오랫동안 좋아해서... 참지 못하고 그만…” “아니야, 절대 아니야.” 한송이의 두 눈에 눈물이 흘렀다. “나는 부르지 않았어. 네가 직접 들어온 거야!” “송이야, 네 말은 내가 너를 강요했다는 거야? 각하, 사모님, 여기는 부씨 집안이예요. 제가 어떻게 이렇게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겠어요? 송이가 원하지 않았다면 저는 감히 손가락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을 거예요.” 한송이는 송희재의 뺨을 후려갈겼다. “허튼소리 하지 마! 다 네가 뒤에서 수작을 부린 거잖아.” 흥분한 부장성도 점차 냉정해졌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옷과 어수선한 방은 두 사람이 어젯밤 얼마나 뜨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송희재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한송이가 원하지 않았다면 부씨 집안에서 그녀가 소리만 질러도 하인이 들어와 모든 것을 막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