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7장

염정훈은 서정희를 껴안고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정희야, 염씨 집안에 가진 자산은 몇백 년을 써도 다 못 써. 권력은… 사실 하늘 말고는 두려울 게 없어. 송희재가 원하는 것들은 나에게 하찮게 여겨질 뿐이야. 권력은 나에게 너와 염씨 가문을 보호하는 것뿐이야. 한송이가 없으면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고.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너야.” 그는 계속 서정희의 귓가에 속삭였다. “정희야, 그만 내쫓아. 너는 내 전부야.” 서정희는 손을 들어 그의 이마에 꿀밤을 날렸다. “염정훈, 제발 자제 좀 해. 여기는 부씨 집안이야. 내 방에 있는 게 들키면 어떻게 설명할 건데?” “지금 나를 쫓아내면 어젯밤에 내가 부씨 집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에게 말하는 거나 다름없잖아?”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 “날이 어두워진 다음에 CCTV를 피해서 담을 넘을게.” “밖에 경호원이 있어.” “내게 방법이 있어.” 서정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희야, 나 지금 너무 배고파.” “뭐 먹고 싶은데? 주방에 가서 뭐라도 만들어 줄게.” 염정훈은 환하게 웃더니 그녀를 소파에 눕혔다. “그렇게 번거로울 필요 없어. 내가 알아서 채울 수 있으니까.” 응접실. 송희재의 전화 한 통에 85세의 송 씨 할아버지도 휠체어에 앉은 채 부씨 집으로 왔다. 둘째 시동생과 셋째 시동생뿐만 아니라 집안 어른들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송씨 가문의 사람들은 정치하던 사람들이었다. 특히 송 씨 어르신은 예전에 부남진의 직속 상관이었다. 부남진은 기분이 몹시 나쁜 상태이다. 끌려다니는 느낌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송 씨 할아버지는 부남진을 보자마자 당장이라도 휠체어에서 일어날 듯한 기세로 외쳤다. “각하.” “선생님, 앉으세요. 그러다 넘어지겠어요.” 부남진이 눈짓하자 한시안이 부축하러 나섰다. “어르신도 오셨네요. 희재야, 너무 철이 없는 거 아니야? 밖에 바람이 이렇게 많이 불고 길이 미끄러운데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를 부르면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