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6장

한송이는 우물쭈물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어젯밤 염정훈에게 한 짓이 드러나면 염정훈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염정훈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설마 둘이 하룻밤을 보낸 거예요?” “나, 나는 송희재인 줄 몰랐어요. 오빠인 줄 알았다고요!” 한송이는 눈을 감고 모든 것을 사실대로 고백했다. “만약 내가 어젯밤에 갔다면 지금쯤 그 꼴이 되어 있었겠죠?” 한송이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침묵이 모든 것을 대변했다. 염정훈의 목소리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어쩐지 어젯밤 몸이 안 좋더라니… 그런데 정희의 행방으로 나를 유혹해요? 설마 내 술에 약을 탄 거 아니에요?” “정훈 오빠, 오빠를 너무 사랑해서 이렇게 하는 거예요. 오빠가 나를 받아주지 않아서 나도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한송이 씨의 오늘이 내게 일어날 뻔했던 미래예요. 어때요? 기분 좋아요?” 한송이는 시무룩해졌다. “내가 잘못한 거 알아요. 다 제 잘못이에요.” “송희재도 이미 사과했을 것 같은데, 소용 있어요?” 염정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소용이 있다면 울면서 부탁하지 않았겠죠. 부송이 씨, 이 세상에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어요. 나를 속일 때 얼마나 불공평한지 생각해 본 적 있어요?” 한송이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너무 후회해요. 정훈 오빠, 제발...” “부송이 씨, 자기가 진 빚은 자기가 갚아야죠. 게다가 내가 바보 멍청이도 아니고 왜 나를 속이려던 여자를 도와야 하는 거죠?” 염정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두 사람 결혼에 선물은 좋은 것으로 할게요. 미리 신혼 축하합니다.” 전화가 끊어졌다. 한송이는 아무도 듣지 않는 전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싫어요!” 너무 후회돼 장이 뒤틀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염정훈의 팔 안에 꼼짝없이 안겨있던 서정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송희재가 건드릴 줄 알았던 거야?” “송희재는 나 때문에 궁지에 몰렸어. 유일한 길이 부씨 집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