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5장

한시안은 이를 악물었다. 애송이의 손에 놀아날 줄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에는 진짜로 물러설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 송희재는 분명 이득을 봤다고 잘난 척하고 있었다. 물론 한송이는 울기만 했다. 부남진과 부장성은 송희재의 계략에 걸려든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미 집안 어르신을 불렀기에 더 이상 번복할 수 없음을 알았다. 거절하는 순간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며 한송이의 명예는 망가지게 될 것이다. 그녀의 명예보다 부씨 집안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 그들은 송희재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가자, 응접실로 가. 손님을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부남진이 일어나자 송희재가 부리나케 따라갔다. 한송이만 자리에 남아 부장성을 껴안고 연신 애원했다. “오빠, 살려줘. 제발 살려줘. 나를 살려줄 사람은 이제 오빠밖에 없어!” “내가 너를? 그럼 어젯밤 일을 어떻게 설명할 건데? 송희재를 매우 싫어한 거 아니었어? 그런데 왜 소리 지르지 않았어?” 이것은 부장성이 제일 의아한 부분이다. 한송이가 강요당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이 일이 그렇게 수동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한송이는 말 못 할 사연이 가득한 얼굴로 얼버무렸다. “그게...” “이렇게 우물쭈물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도와달라는 거야?” 한송이가 귓가에 다가와 자초지종을 말했다. 부장성은 안색이 확 변하더니 소리쳤다. “싸다! 싸! 어떻게 그런 방법을 사용할 수 있어? 걔가 누구인데? 약을 타는 것은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만 유용할 뿐이야. 걔는 너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어. 너를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 거야.” “오빠, 내가 잘못했어. 일이 이렇게 된 것을 어떡하겠어. 이제 나 어떡해.” 부장성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렇게 된 이상 아버지께서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자꾸나. 송희재야말로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야. 이번에 우리가 단단히 책잡혔어. 우리...” 전쟁터에 나가도 작전계획이 있어야 한다. 송희재는 이미 만단의 준비를 하고 왔다.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손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