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0장

이 일은 마침내 원만히 해결되었다. 한시안은 한송이를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만히 끌어내어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다. “경고하는데 아빠가 어렵게 쟁취한 기회야, 절대 망치지 마. 3개월 동안 너는 그와 송희재와 정상적으로 지내다가 3개월 후에 감정이 안 맞다고 헤어지면 돼. 명심해! 송씨 가문에서 시비를 걸지 않도록!” 한송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알겠어요.” “제일 걱정스러운 것이 너의 그 고약한 성질머리야. 명심해, 석 달 동안 참든, 연기하든, 부씨 집안과 너 자신의 명성을 위해서 반드시 연기를 끝까지 해내야 하니까!” “네, 꼭 참을게요.” 한송이는 주먹을 꽉 쥐었다. 한시안은 가슴 아픈 얼굴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딸아, 너의 인생은 아직 많이 남았어. 염정훈은 안 돼, 너도 너무 한 사람만 보지 말고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 하지만 송희재는 안 돼. 이 남자는 속셈이 너무 많아. 너의 좋은 짝이 아니야. 절대 송희재를 사랑해서는 안 돼.” 한시안은 항상 사람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딸이 그와 접촉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았다. 염정훈에게 시집갈 수 없다는 말에 한송이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눈물은 눈밭에 떨어져 동그랗게 얼어붙었다. “진짜... 안 돼요?” “딸아, 현실을 똑바로 봐. 예전에 네가 숫처녀였을 때도 그 사람은 너를 받아들이지 않았어.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너와 염정훈은 결국 인연이 아닌 거야. 예전에는 나도 네가 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뒀어. 염정훈이 재혼하지 않은 한, 너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제 너의 나이도 적지 않으니 다른 사람을 알아봐야 하지 않겠니?” “하지만, 하지만 엄마 저는 그 사람만 좋아해요.” 한시안은 한송이를 꼭 끌어안았다. “세상에는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아. 특히 사랑은 돈이나 권력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게다가 염씨 집안은 예나 지금이나 그런 것이 부족하지 않아.” 한송이는 아이처럼 흐느끼며 울었다. 염정훈은 그녀의 어린 시절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