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2장

한송이는 서정희의 옆으로 가더니 말했다. “여기 와요.” 서정희는 한송이가 무슨 꿍꿍이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때 부남진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송이야, 또 뭔 짓 하려고 그러는 거야?” 부남진은 한시안의 계획이라 여기고 한시안을 쳐다봤다. 그런데 한시안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여보, 이번에는 진짜 나랑 상관없어요. 나도 송이가 뭘 하려는지 모르겠어요.” 한시안은 억울했다. 맹세코 자신은 이번 일과 전혀 무관했고, 요즘 계속해서 서정희를 어떻게 대처할지만 고민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길 확신이 없으면 아예 손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보니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한송이가 송희재에게 말했고, 오늘 이 일은 송희재가 제안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사람들 앞에서 저 여자의 본모습을 밝히려고 계획하고 있다.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지금은 저 여자가 나쁜 사람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행각들을 봤을 때에는 부남진에게 해로운 일을 한 적 없었다. 기존에 모녀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 부남진은 이미 실망한 상태인데, 이번까지 실패한다면 부남진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릴 것이다. 한시안은 얼른 한송이를 제지시켰다. “송이야, 뭐하는 짓이야? 얼른 와서 밥이나 먹어. 우리 딸이 너무 활발해서 문제에요.” “사모님, 겸소하신 말씀이세요. 활발한 게 좋죠.” 송씨 가문에서 얼른 아첨에 나섰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설 한송이가 아니었다. 그는 염정훈에게 바네사가 요녀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싶었다. 당시 마을에서 받았던 치욕을 오늘 모두 갚아줄 작정이었다. “저 물음 하나만 제기할 거예요. 당일 박물관에서 아빠가 공격당할 때 바네사가 나서서 막았잖아요.” “네, 그건 우리 직접 목격한 거라 틀림 없죠.” 염정훈은 한송이의 목적을 알아채고 바로 표정을 굳혔다. “그만해.” “왜요? 난 그저 저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저 여자는 생각처럼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서정희가 가볍게 웃으면서